[미디어펜=석명 기자] 김상식 전북 현대 감독이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했다.

전북 구단은 4일 "김상식 감독이 자진 사임했다"며 "2009년 선수로 입단해 코치와 감독으로 오랜 시간 함께 했던 김상식 감독은 15년간 이어진 전북과 동행을 마무리했다"고 김 감독 사임을 발표했다.

김 감독의 사퇴는 전북의 올 시즌 극심한 부진 때문이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 K리그1 5연속 우승을 달성하는 등 '왕조'를 구가했던 전북은 올 시즌 10라운드까지 치른 현재 승점 10점(3승1무6패)으로 10위에 머물며 강등 걱정까지 하는 처지가 됐다. 최근 2연패에 빠지는 등 팀 분위기가 가라앉자 김 감독은 결국 지휘봉을 내려놓는 결정을 했다.

   
▲ 사진=전북 현대 공식 SNS


2009년부터 전북 유니폼을 입고 활약했던 김 감독은 2013년 플레잉코치, 2014~2020년 수석코치를 거쳐 2021년 전북 사령탑에 올랐다. 감독 데뷔 첫 해 전북의 K리그1 5연패를 달성했고, 지난 해에는 울산현대에 밀려 리그 정상에서 밀려나긴 했지만 FA컵 우승을 이끌었다.

하지만 올 시즌 초반 팀 성적 하락을 막지 못하고 아쉽게 15년간 선수로, 코치로, 감독으로 몸담았던 팀을 떠나게 됐다.

전북 구단은 이날 김 감독이 진심을 담아 직접 쓴 손편지를 공개했다. 김 감독은 "2009년 전북 유니폼을 처음 입고 K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던 기억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전북과 함께한 15년의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15년간 선수, 코치, 감독으로서 많은 우승과 감동, 때로는 슬픔과 좌절을, 전북을 사랑하는 팬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크나큰 영광이자 잊지 못할 소중한 추억이었다"고 전북에서의 추억을 돌아봤다.

이어 김 감독은 "2023년 시즌을 앞두고 선수단의 변화와 우승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출발했다. 걱정도 되는 시즌이라는 생각도 했지만, 또한 많은 기대를 가지고 선수들과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해 왔다"면서 "아직 시즌이 많이 남아 있지만, 기대와 달리 지금 현재, 전북답지 못한 결과를 만든 점, 감독으로서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 그런 책임감을 느끼기에 책임을 지고 감독직을 내려놓겠다"고 사퇴를 결심한 이유를 전했다.

"시즌을 마무리 못하고 중도에 사퇴하게 된 점, 저를 믿고 따라와 준 우리 선수들과 프런트, 응원해주신 팬들께 진심으로 감사하고 죄송하다"고 심경을 전한 김 감독은 "감독직에서 물러나 저 또한 전북을 사랑하는 한 명의 팬으로서 선수와 전북을 멀리서나마 응원하겠다. 전북을 사랑하는 팬분들께 편지로 마지막 인사를 드린다. 그동안 감사했다"고 작별 인사를 했다.

한편, 김 감독이 물러남에 따라 전북은 김두현 수석코치가 임시 지휘봉을 맡아 신임 감독 선임 때까지 감독대행으로 선수단을 이끈다. 김두현 감독대행은 당장 5일 열리는 FC서울과 원정 경기부터 팀을 지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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