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야구의 좌완 특급 계보를 이어온 동갑내기(1988년생) 투수 김광현(SSG 랜더스)과 양현종(KIA 타이거즈)이 정면 충돌한다. 무려 8년만에 성사된, 야구팬들이 반길 만한 둘의 선발 맞대결이다.

김광현과 양현종은 9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SSG-KIA전에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다.

예기치 못했던 둘의 '빅뱅'이다. 지난주 전국적으로 내린 비로 KIA는 4일~7일 4경기를 치르지 못했다. 반면 SK는 4일 kt 위즈와 홈경기를 치렀고, 주말 3연전은 키움과 고척돔구장에서 열려 우중에도 경기를 모두 소화했다.

이로 인해 KIA는 선발 로테이션이 밀려 9일 경기에 양현종을 선발로 내세우게 됐고, SSG는 기존 로테이션대로 이날 김광현을 선발로 내보내게 됐다.

하늘이 도운(?) 둘의 맞대결은 이번이 7번째다. 하지만 가장 최근 선발로 맞붙었던 것이 2015년 9월 26일 광주 경기였으니, 무려 8년만이다.

   
▲ 8년만에 선발 맞대결을 벌이게 된 SSG 김광현(왼쪽)과 KIA 양현종 /사진=각 구단


그동안 둘의 6차례 맞대결에서 경기 결과는 두 팀이 3승3패로 맞섰으며 김광현이 2승3패, 얗현종이 2승2패를 기록했다.

둘은 30대 중반의 나이에도 여전히 팀의 토종 에이스 역할을 해내고 있다.

올 시즌 김광현은 5경기에 선발 등판해 2승 무패 평균자책점 4.30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3월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출전으로 일찍 실전 피칭을 시작한 후유증으로 예년과 같은 위력적인 공을 뿌리지 못하고 매 경기 실점했다. 4월 초에는 어깨가 좋지 않아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조금씩 컨디션을 회복하며 구위를 되찾고 있는 중이다.

양현종은 4경기 선발 등판에서 1승밖에 못 올렸지만 평균자책점 2.63으로 안정된 피칭을 해왔다. 4월 16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는 7이닝 무실점 호투하고도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SSG와 KIA의 이날 경기는 김광현과 양현종의 자존심이 걸려 있기도 하지만 두 팀의 시즌 초반 분위기를 좌우할 수 있는 상당히 중요한 일전이기도 하다.

'디펜딩 챔피언' SSG는 최근 5연승으로 1위를 달리며 순항 중이다.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차지했던 지난 시즌처럼 초반부터 독주할 채비를 갖추고 있는데, 이번 KIA와 3연전만 잘 넘기면 꽃길을 걸을 수 있기 때문에 첫 판부터 기선제압을 할 필요가 있다.

KIA는 시즌 초반 하위권에서 벗어나 상승세를 타고 있다. 현재 순위 4위로 SSG와 승차는 4.5게임이다. 5연승까지 달리다 지난 2일 롯데 자이언츠에 져 연승이 중단됐지만, 다음날 곧바로 설욕전을 펼치며 파죽지세였던 롯데의 10연승을 저지했다. 4경기 우천 휴식 이후 치르는 SSG전에서 첫 판을 이겨 연승으로 이어갈지, 아니면 패해 분위기가 꺾일지 주목된다.

한편, 김광현과 양현종은 누가 승리투수가 되든 의미있는 승수를 올리게 된다. 현재 개인 통산 승수는 김광현이 151승(역대 5위), 양현종이 160승(역대 3위)이다.

김광현이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과 재활로 2017년을 통째로 쉬고 메이저리그 생활 2년을 한 공백이 있어 미국에서 1년만 뛰고 돌아온 양현종보다 승수가 적다.

김광현이 승리투수가 되면 통산 152승으로 역대 4위 이강철(kt 감독)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양현종이 승리투수가 되면 통산 161승으로 정민철(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과 역대 다승 공동 2위에 오른다. 이번 둘의 맞대결이 더욱 흥미로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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