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박동원(33·LG 트윈스)이 의외의 홈런 페이스로 방망이를 후끈 달궜다. 주전 포수 확보 차원에서 박동원을 FA(프리에이전트) 영입했던 LG는 박동원의 연이어 터지는 홈런포가 그저 흐뭇하기만 하다.

박동원은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홈경기에 8번타자 포수로 선발 출장해 5타석 2타수 1안타 2볼넷 3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LG는 이 경기에서 연장 10회까지 간 끝에 신민재의 끝내기 안타로 5-4 짜릿한 역전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신민재가 승리에 마침표를 찍었지만, 역전승으로 가는 과정에서 박동원의 활약이 가장 돋보였다.

   
▲ LG 박동원이 9일 키움전에서 시즌 8호 투런홈런을 날린 후 덕아웃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LG 트윈스 홈페이지


박동원은 팀이 0-2로 뒤진 2회말 무사 1,3루에서 우익수 쪽 희생플라이를 쳐 추격의 타점을 올렸다. 이후 LG는 문성주의 적시타로 2-2 동점 추격을 했다.

7회초 LG가 2실점해 2-4로 뒤지던 8회말, 박동원은 키움 4번째 투수 김재웅을 상대로 좌측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비거리 130m짜리 투런홈런을 쏘아올려 4-4 동점을 만들었다. 패색이 짙어가던 LG를 살려내 연장 승부로 몰고간 한 방이었다.

10회말에는 박동원이 1사 후 볼넷을 골라나가 찬스를 열었다. 홍창기의 2루타로 3루까지 진루했던 박동원은 신민재의 2루수 쪽 내야안타 때 홈인해 끝내기 득점의 주인공이 됐다.

박동원은 눈부신 활약과 함께 8회말 터뜨린 동점 투런포로 시즌 8호 홈런을 기록, 홈런 선두 질주를 이어갔다. 2위 양석환(두산, 6개)과는 2개 차이며, 최정(SSG)을 비롯한 공동 3위(5개) 그룹에는 3개 차로 앞서 있다.

아직 시즌 초반이고 많은 경기를 치르지 않았지만 박동원의 홈런 방망이는 뜨겁다. 최근 3경기에서 4개의 홈런을 몰아쳤다. 지난 3일 창원 NC전에서 5호포를 날렸고, 7일 잠실 두산전에서는 2개의 홈런을 몰아쳤다. 길었던 봄비로 경기가 연이어 취소되는 들쑥날쑥한 일정 속에서도 이날까지 3경기 연속 홈런포를 가동, 장타력을 과시하면서 LG의 4연승을 이끌었다.

지난 시즌 후 LG는 주전 포수였던 유강남이 FA 자격을 얻어 롯데로 이적하면서 난처한 상황에 처했다. 이에 KIA에서 FA가 된 박동원을 4년 총액 65억원에 영입해 유강남이 떠난 자리를 메웠다.

LG는 안방마님으로서의 기대가 더 컸던 박동원이 홈런 선두로 나설 만큼 요긴할 때마다 한 방씩 터뜨려주니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상황이다.

박동원은 키움 시절이던 2021시즌 22홈런을 날릴 정도로 장타력을 갖췄지만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면서도 벌써 8개의 홈런을 쏘아올려 다른 홈런 타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이런 페이스를 이어간다면 홈런왕은 몰라도 자신의 커리어하이는 충분히 찍을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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