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과거 드물지 않게 볼 수 있었지만 근래 뜸했던 '삭발투혼'을 NC 다이노스 마무리투수 이용찬(34)이 제대로 보여줬다.

이용찬은 10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전에 NC가 8-7로 앞서고 있던 9회말 등판했다. 한 점 차 박빙의 리드를 지켜야 했던 상황에서 이용찬은 삼진 2개 포함 깔끔한 삼자범퇴로 세이브에 성공했다.

퍼퍽트 마무리 솜씨를 보인 이용찬은 지난 4월 29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 이후 11일만에 시즌 6번째 세이브를 거뒀다.

   
▲ 2군에서 삭발을 하고 돌아온 NC 이용찬(가운데)이 10일 KT전 1이닝 퍼펙트 마무리에 성공했다. /사진=NC 다이노스 SNS


이용찬의 이날 세이브가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두 가지 이유에서다.

우선 부진 탈출을 알렸다. 이날 등판이 이용찬의 복귀전이었다. 이용찬은 올 시즌에도 변함없이 NC의 마무리를 맡았지만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4월 한 달간 11경기 등판에서 1승 1패 5세이브를 기록했는데, 평균자책점이 6.35로 마무리로서는 민망한 수준이었다.

4월 21일 창원 롯데 자이언츠전부터 29일 대전 한화전까지 4경기 연속 실점했고, 4월 23일 롯데전에서는 1이닝 5실점으로 무너져 패전투수가 되기도 했다.

결국 NC 강인권 감독은 4월 30일 이용찬에게 2군행을 통보했다. 열흘간 2군에서 구위와 함께 마음을 가다듬은 이용찬은 이날 1군 복귀하자마자 1점 차 세이브를 완벽하게 해내 '마무리의 화려한 귀환'을 알렸다.

또 하나, 눈길을 끈 것이 이용찬의 삭발한 머리였다. 이용찬은 2군으로 내려간 지 이틀만에 머리를 말끔히 밀고 '절치부심'하며 마음가짐을 다졌다.

이용찬은 삭발 이유에 대해 "정신 차리고 똑바로 하자는 마음으로 잘랐다"고 밝혔다.

불펜의 핵이자 베테랑 투수로서 개막 초반 제 몫을 못하고 2군으로 내려가기까지 한 그가 어떤 마음으로 삭발을 결심했는지 짐작하고도 남는다.

이용찬이 1군에서 빠져 있는 동안 NC는 2승2패를 기록했다. 계속된 봄비로 우천취소 경기가 4번이나 있어 4경기밖에 치르지 않았다.

KT에 2연승을 거두면서 4위(16승 14패)를 되찾은 NC는 돌아온 마무리의 삭발투혼을 앞세워 본격적으로 선두권 추격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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