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자기자본 대비 채무보증 잔액 비율 592%
[미디어펜=성동규 기자]코오롱글로벌의 채무보증금액이 올해 들어 1000억원 넘게 증가했다. 최근 몇 년간 정비사업 수주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 자료=다트 제공

문제는 보증 대상자가 빚을 못 갚게 되거나 대외 경제 변수에 따른 위기가 닥칠 경우 채무보증을 제공한 회사에 부실이 전이될 우려도 있다는 점이다. 채무보증이 이른바 ‘숨은 빚’으로 불리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오롱글로벌은 지난 19일 이사회를 열고 주식회사 성지디앤디의 채무 920억원을 보증하기로 했다. 이번 채무보증은 '울산 야음동 공동주택 신축공사' 리파이낸싱(차환) 관련 시공사 자금보충 및 미이행 시 채무를 인수하기 위함이다.

코오롱글로벌의 자기자본은 5634억1051만원으로 이번 채무보증액은 자기자본 대비 16.33%다. 채무보증 종료일은 내년 5월 20일까지다. 

이로써 지난 19일 기준 채무보증 총 잔액은 3조3335억원으로 최근 5개월여 사이에 1276억원이 늘었다. 전체 자기자본 대비 채무보증 잔액 비율이 592%에 달한다. 

채무보증이란 제3자가 빚을 갚지 못할 경우 대신 빚을 갚아 주기로 한 약속이다. 주로 건설사가 공사시행을 위해 발주처, 자회사, 입주예정자 등을 지원하는 수단으로 활용한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나 재건축·재개발 정비사업 조합에 대한 지급보증 등으로 구성돼 있다. 정비사업 등을 수주하기 위해서는 건설사의 채무보증이 사실상 필요충분조건이라고 할 수 있는 만큼 최근 몇 년간 일감을 많이 확보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로 코오롱글로벌이 지난해 회사 설립 이래 최대 매출을 달성한 것은 정비사업의 영향이 컸다. 총 13건, 1조4004억원을 수주했는데 사업별로 보면 재개발이 2건(3610억원), 리모델링 1건(3779억원), 소규모재건축 2건(1557억원), 가로주택정비사업이 8건(5057억원) 등이었다.

주의해야할 점은 지방 정비사업 조합에 높은 수준의 금융비용 지원이 요구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분양 경기침체가 장기화할 시 사업속도가 더뎌지거나 아예 좌초될 수 있는 만큼 상황에 따라 채무보증이 부실채무로 전환될 위험도 내포하고 있다. 

다행히도 코오롱글로벌의 리스크 대응 여력은 충분하다. 1분기 기준 코오롱글로벌의 현금성 자산은 2166억원으로 최근 5년 중 가장 많다. 2019년 416%에 달했던 부채비율도 올해 1분기 299%로 낮아졌다.

코오롱글로벌 관계자는 "원자재가 상승 등의 여파로 주택 부문 수익성이 소폭 둔화했으나 사업성이 있는 곳을 중심으로 선별 수주한 곳들이어서 특별히 문제가 될 발생할 여지가 없다"면서 "더구나 최근 한국투자증권에서 자금 수혈을 받는 등 기초체력도 탄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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