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이 인종차별을 당한 팀 동료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를 위해 뭉쳤다. 선수들이 다같이 비니시우스의 유니폼을 입고 등장해 인종차별 행위에 대한 강력한 반대 의지를 나타냈다.

레알 마드리드는 25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2022-2023시즌 스페인 라리가 36라운드 바예카노와 홈 경기를 치렀다.

   
▲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이 모두 20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 도열해 있다. /사진=레알 마드리드 SNS


경기에 앞서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입장할 때 특이한 점이 있었다. 모든 선수들이 비니시우스의 이름과 등번호 '20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등장했다. 선수들은 일렬로 나란히 서서 함께 박수를 치며 관중들의 호응을 유도했다. 비니시우스를 위로하고, 그와 함께 인종차별과 싸워 나가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세리머니였다.

이날 경기에 비니시우는 가벼운 무릎 부상으로 출전 명단에서 빠졌다. 사복 차림으로 나온 비니시우스는 동료 선수들과 관중들의 격려에 손을 들어 화답했다. 또한 경기 시작 후 20분이 됐을 때 또 한 번 관중들이 기립박수로 비니시우스를 격려해줬다.

비니시우스는 지난 22일 열린 발렌시아와 원정경기에서 심각한 '인종차별'을 당했다. 상당수 발렌시아 팬들이 비니시우스를 향해 "원숭이 XX야!", "죽어라 비니시우스!" 등의 욕설과 폭언을 했고 오물을 투척하기도 했다.

비니시우스는 후반 막판 발레시아 선수들과 충동해 몸싸움을 하는 과정에서 우고 두로를 가격해 퇴장까지 당했다. 퇴장 당하는 비니시우스에게 또 인종차별적인 폭언이 쏟아졌다. 하지만 비니시우스의 퇴장도 두로가 먼저 목을 조르며 원인제공을 했음에도 비니시우스에게만 레드카드를 내밀어 판정에 대한 논란도 더해졌다.

이 경기 후 비니시우스는 개인 SNS를 통해 그동안 인종차별을 당한 끔찍한 실태를 폭로하고 울분을 토로하면서 "끝까지 인종차별주의자들과 싸울 것"이라는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

   
▲ 인종차별을 당한 비니시우스가 동료 선수들, 관중들의 위로와 격려를 받으며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사진=레알 마드리드 SNS


이 사태 후 스페인왕립축구연맹(RFEF)이 VAR(비디오판독)을 잘못 한 판독 심판진에게 징계를 내렸고, 홈 관중의 인종차별 행위를 막지 못한 발렌시아 구단에도 관중석 일부 폐쇄와 벌금의 중징계를 가했다.

비니시우스의 퇴장 조치도 무효화했다. VAR 판정이 편항적으로 실시돼 부당한 퇴장 명령이 내려졌다고 본 것이다.

한편, 이날 레알 마드리드는 바예카노에 2-1 승리를 거뒀다. 비니시우스는 퇴장이 무효화돼 출장 정지 징계는 없었지만 부상 때문에 결장했다. 

전반 31분 카림 벤제마가 선제골을 넣고, 1-1 동점 추격을 당한 후인 후반 44분 호드리구가 결승골을 터뜨렸다. 벤제마와 호두리구는 골을 넣은 후 한 손을 머리 위로 번쩍 치켜드는 세리머니로 인종차별 반대를 나타내며 비니시우스를 위한 골이었음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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