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20세 이하 축구대표팀이 온두라스와 힘겹게 비겼다. 조 2위가 된 한국은 16강행을 확정하지는 못했지만 16강 진출 가능성은 여전히 높은 편이다.

김은중 감독이 이끄는 한국대표팀은 26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아르헨티나 멘도사의 멘도사 스타디움에서 열린 온두라스와 '2023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조별리그 F조 2차전에서 2-2 무승부를 거뒀다. 0-2로 뒤지다 상대 선수 한 명이 퇴장 당한 덕에 동점까지는 만들었지만 아쉽게 역전을 하지는 못했다.

   
▲ 박승호가 동점골을 터뜨리고 환호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1승1무, 승점 4점을 기록한 한국은 감비아(6점)에 이어 조 2위에 자리했다. 감비아는 앞서 열린 경기서 프랑스를 2-1로 꺾고 2연승을 내달리며 조 1위로 올라서면서 16강 진출을 조기 확정했다.

한국은 오는 29일 감비아와 조별리그 최종 3차전을 남겨두고 있다. 감비아가 조 최강자로 떠올라 힘든 승부가 예상되지만, 이미 16강행을 확정한 감비아를 상대로 비기기만 해도 조 2위로 16강에 오를 수 있다. 감비아에 패하더라도 프랑스가 온두라스를 꺾어준다든지, 온두라스와 1승1무1패 동률이 되더라도 16강에 오를 가능성은 있다.

승리가 필요한 온두라스가 초반부터 강하게 밀어붙여 한국은 초반 주도권을 잡지 못했다. 그러다 페널티킥으로 먼저 실점했다. 전반 19분 페널티박스 오른쪽 라인 바로 안에서 최석현이 다니엘 카터를 막는 과정에서 살짝 접촉이 있었다. 카터가 쓰러지면서 과한 몸짓을 했는데, 주심은 VAR(비디오판독) 후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키커로 나선 다비드 오초아가 강한 슛으로 선제골을 넣었고, 한국으로선 다소 억울하게 리드를 빼앗겼다.

   
▲ 한국이 전반 온두라스에 페널티킥을 허용하며 선제골을 내주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전반 27분, 한국에 결정적 호재가 생겼다. 선제골을 넣은 오초아가 배서준과 볼을 다투다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며 손으로 배서준의 얼굴을 가격했다. 주심은 즉각 레드카드를 꺼내 오초아를 퇴장시켰다.

수적 우위를 확보한 한국이 맹공을 퍼부었으나 전반 44분 김용학의 슛이 골키퍼 선방에 막히는 등 전반에는 한 골도 넣지 못했다.

0-1로 뒤진 채 후반을 맞자 김은중 감독은 배서준 대신 최예훈을 투입해 공세를 끌어올렸다. 하지만 온두라스의 역습 한 방에 당하며 또 골을 허용했다 후반 5분 온두라스의 이삭 카스티요가 동료의 패스를 그대로 감아찬 볼이 한국 골대 구석으로 빨려들어갔다.

두 골 차가 되자 한국은 후반 8분 배준호, 박창우를 빼고 박승호, 조영광을 교체 출전시켜 전열을 재정비했다.

한국의 반격이 통했다. 후반 12분 온두라스 페널티박스 안 혼전 상황에서 이영준이 내준 패스를 김용학이 왼발로 차넣어 한 골 만회했다.

기세를 끌어올린 한국은 후반 17분 동점 추격에 성공했다. 코너킥 상황에서 이승원이 올린 볼을 박승호가 헤더슛해 동점골을 터뜨렸다.

이제 역전을 바라보고 한국은 총력전을 폈다. 후반 41분 조영광이 올린 크로스를 골키퍼가 쳐냈는데 아쉽게 크로스바를 때렸다.

온두라스 선수들은 사력을 다한 수비를 했고, 빠른 역습으로 한국 골문을 위협하기도 했다. 후반 추가시간이 8분 주어진 가운데 강성진의 결정적 슛이 골키퍼 쪽으로 향했다.

경기 종료를 앞두고 한국에도 악재가 생겼다. 이미 경고 한 장이 있던 수비수 최석현이 파울을 하며 또 경고를 받아 경고 누적으로 퇴장 당했다.

끝내 더 이상 골은 나오지 않고 2-2 무승부로 경기가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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