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경기 둔화 속 리볼빙 이용 잔액이 불어나면서 연체율이 같이 뛰자 카드사들의 건전성 관리에 빨간불이 켜졌다.

24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 등 7개 전업 카드사의 지난달 기준 리볼빙 이월 잔액은 7조1729억원으로 1년 전인 지난해 4월(6조2740억원)보다 1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전월(7조1141억원)과 비교하면 588억원 늘어난 수치로 올해 들어 가장 큰 증가 폭이다.

   
▲ 사진=연합뉴스


카드사별로 보면 지난달 기준 리볼빙 이월 잔액이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삼성카드였다. 삼성카드의 지난달 말 리볼빙 이월 잔액은 1조3027억원으로, 전월 대비 309억원 증가했다.

반면 현대카드는 7개 전업 카드사 중 유일하게 리볼빙 이월 잔액이 감소세를 보였다. 현대카드의 지난달 리볼빙 잔액은 9796억원으로 전월 대비 484억 줄어들며 1조원을 밑돌았다. 현대카드가 올해 '건전성 올인' 전략의 일환으로 리볼빙 취급을 보수적으로 운영한 결과다.

리볼빙은 일시불로 계산한 뒤 카드사용액의 일부만 먼저 결제하고 나머지 금액은 나중에 갚도록 한 서비스로 카드 대금 연체를 막고자 도입됐다.

리볼빙은 10~100% 내에서 10% 단위로 결제비율을 설정해 이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결제비율을 10%로 설정 시 카드대금이 100만원일 경우 10만원만 결제되고 나머지 90만원은 다음달로 이월된다. 여기에 이자가 합쳐져 결제 금액으로 청구되는데 원금 뿐만 아니라 이월된 금액에도 이자가 붙는 복리 구조로 장기간 이용하는 경우 갚아야 할 금액이 눈덩이처럼 불게 된다.

또 리볼빙의 이자율은 법정 최고금리인 연 20%에 육박할 정도로 높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7개 전업카드사의 리볼빙 평균 수수료율은 15.62%~18.45%다. 전월과 비교해 하단이 0.03%포인트(p) 올랐다. 같은 기간 상단은 0.03%p 하락했지만, 여전히 18%대를 기록 중이다.

특히 리볼빙 이용 차주는 다중채무자나 저신용자인 경우가 많아 부실 뇌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나온다.

올해 1분기 카드대금, 할부금, 리볼빙, 카드론, 신용대출 등의 1개월 이상 연체율을 뜻하는 카드사의 연체율은 대부분 1%를 넘겼다. 사별로는 신한카드(1.37%), 삼성카드(1.10%), KB국민카드(1.19%), 롯데카드(1.49%), 우리카드(1.35%), 하나카드(1.14%) 등이다.

신한카드의 경우 2019년 3분기(1.40%) 이후 연체율이 가장 높은 수준이다. KB국민카드는 2020년 1분기(1.24%) 이후, 삼성카드는 2020년 2분기(1.2%) 이후 연체율이 가장 높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현재 연체율 문제는 은행부터 카드, 저축은행 등까지 모든 금융권에서 연체율이 오르고 있다는 것"이라며 "카드대출을 받는 고객 다수가 다중채무자인 만큼 당분간 업계 전반적으로 긴장감을 갖고 리스크 관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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