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지난 3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한 야구대표 선수의 대회 기간 중 음주가 사실로 확인돼 야구팬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선수 3명이 유흥가 술집을 찾아 음주를 한 사실을 시인했다.

다만, 음주 일시와 장소에 대해서는 보도된 내용과 다르다는 것이 당사자들의 주장이다. 정확한 사실 확인이 필요하겠지만 주요 대회 기간 음주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비판 여론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한 매체가 지난 5월 30일 WBC에 출전한 야구 대표선수 가운데 일부가 대회 기간, 그것도 호주와 일본전이 열린 당일 새벽까지 유흥주점에서 술 자리를 가졌다고 보도해 논란이 일었다.

사안이 중대하자 KBO(한국야구위원회)는 즉각 조사에 나섰다. 그리고 바로 다음날인 31일 오후 그간 파악된 내용들을 발표했다.

   


KBO는 3개 팀에는 경위서 제출을 요구했고, 3개 팀이 포함된 9개 팀에 사실 확인서 제출을 요청했다. 경위서를 제출한 3개 팀은 음주 의혹을 받는 선수의 소속팀이다. 9개 팀에 사실 확인서를 요청한 것은 대표선수가 없었던 한화를 제외한 나머지 9개팀의 WBC 참가 대표선수들에게 대회 기간 음주 여부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KBO는 "3개 팀 경위서는 제기된 사안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 9개 팀 사실 확인서는 소속 대표 선수들에게 유사한 사례가 있었는지에 대한 사실 확인이었다"면서 "(음주 의혹) 3명을 제외한 선수들은 대회 공식 기간 3월 13일 중국전 전까지 유흥업소 출입 사실이 없다고 사실 확인서를 통해 밝혔다"고 전했다.

3명의 선수는 술자리를 가진 사실을 시인했다. KBO는 "3명의 선수는 대회 동안 경기가 있는 전날 밤, 스낵바에 출입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다만 오사카에서 도쿄로 이동한 날(3월 7일)과 휴식일 전날(10일) 해당 업소에 출입한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의혹 보도 기사에서는 호주전(3월 9일)과 일본전(10일)이 열리기 전날 밤부터 당일 새벽까지 술자리를 가졌다고 했다. 하지만 선수들은 대표팀 이동일(호주전 이틀 전 밤)과 일본전 후 업소를 찾아 술을 마셨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술을 마신 유흥업소도 룸이 있는 주점이 아닌 스낵바(홀 형 주점)라고 해명했다.

술을 마신 날은 중요할 수 있다. 한국은 기대와 달리 호주와 1차전에서 7-8로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고, 다음날 일본과 2차전에서 4-13으로 참패했다. 2연패를 당한 한국은 이후 체코, 중국을 꺾었지만 2라운드 진출해 실패하고 일찍 짐을 싸야 했다.

술을 마신 장소도 대표선수 품위와 관련된 문제여서 가벼이 볼 수는 없다.

KBO는 "경위서를 면밀히 검토, 국가대표 운영 규정에 어긋남이 있는지를 조사해 후속 조치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올 시즌 흥행 붐이 일고 있던 프로야구에 검은 구름을 동반한 강풍이 한바탕 불어닥치게 됐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