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배터리 소재 집중…포스코-SKC 음극재 협력
한화·LG·SK, 배터리 충전업 진출…파생 산업 확대 조짐
[미디어펜=조성준 기자]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이 갈수록 커지면서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이 배터리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배터리가 미래 핵심 산업이 될 것이 확실시되는 상황이어서 배터리 소재 사업부터 배터리 충전업 등 다양한 파생 산업에 투자가 집중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정유화학 등 다양한 분야 기업들이 배터리 관련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우선 LG화학은 LG에너지솔루션 분사 후 배터리 소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LG화학은 2030년 3대 신성장동력의 최우선 과제로 '전지 소재'를 꼽았다. 

   
▲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LG화학 청주공장을 방문해 양극재 생산의 핵심 공정 가운데 하나인 소성 공정 라인을 살펴보는 모습./사진=LG 제공


LG는 그룹 차원에서 배터리에 집중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배터리 완제품을 만들어 판매한다면 그 소재를 LG화학이 생산하는 방식으로 배터리 수직계열화 체계를 구축해나가고 있다.

LG화학은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고체 등 사실상 배터리 소재 전부를 시장에서 리드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LG화학은 세계 무대에서 이미 검증받은 양극재 외에도 분리막, 탄소나노튜브(CNT) 등을 육성 중이다.

퓨어 실리콘 음극재, 전고체 배터리 전해질 등 신소재 다각화를 위해 연구개발(R&D)도 적극 추진한다. 당장 대규모 재무적지출(CAPEX)이 예정된 분야는 하이니켈 양극재다. LG화학은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한·중·미·유럽에 걸친 양극재 글로벌 4각 생산 체계를 기반으로 현 12만톤 규모의 생산능력을 2028년 47만 톤까지 확대한다.

포스코와 SKC의 음극재 협력도 주목된다. 두 회사는 최근 업무협약(MOU)를 맺고 리튬메탈 음극재 등 차세대 배터리 음극 소재를 함께 개발하기로 했다. 포스코는 이미 음극재 사업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SKC는 자회사 SK넥실리스가 뛰어난 동박 제조기술을 보유했다는 점에서 이해관계가 맞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 화학사들은 배터리 원재료 확보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LG화학과 포스코퓨처엠은 최근 세계 최대 코발트 생산 기업인 화유코발트와 각각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 

LG화학은 또한 올해 초 7500만 달러를 투자해 미국 광산업체 피드몬드 리튬 지분 6%가량을 인수하는 등 리튬 확보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전기차 충전업도 떠오르는 분야 중 하나로, 배터리 사업가 다소 동떨어진 기업들이 진출해 시장을 다지고 있다.

   
▲ 한화모티브 충전기 모습. 사진=한화모티브 홈페이지 캡처


한화솔루션 태양광 사업 담당 한화큐셀은 지난해 5월 '한화모티브'라는 전기차 충전 브랜드를 만들고 사업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화 측은 태양광 발전 에너지를 전기차에 공급한다는 구상으로 사업의 줄기를 잡았다. 이미 한화가 짓고 있거나 운영 중인 전기차 충전소도 200여 곳이나 돼 거점도 확보했다.

배터리 완제품 강자인 SK와 LG그룹은 공격적인 인수합병으로 충전업에 빠르게 진입하고 있다.

SK 계열사 SK네트웍스는 국내 최대 민간 급속충전업체 에스에스차저를 인수해 SK일렉링크로 사명을 바꿨다. 이 회사는 충전기 2000여기를 운영하고 있다.

LG전자는 충전기 업체 애플망고를 사들여 하이버차저를 출범시켰다. 하이버자처는 GS와 협업해 전기차 충전 솔루션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GS칼텍스는 예전부터 전국 2800여곳 주유소, 액화석유가스(LPG) 충전소 등에 한전 충전기 8600여대를 들여 전국적인 충전 인프라망을 갖춰 파트너로 손색이 없다.

타 분야 기업들이 전기차 배터리에 몰리는 이유는 배터리의 성장 가능성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리서치앤마켓에 따르면 오는 2030년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 규모가 1660억 달러(한화 약 204조 원)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올해 예상 시장 규모인 400억 달러(약 49조 원)에 비해 4배 가량 높은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완제품 시장은 진입 장벽이 형성됐지만 그 밖의 파생 분야는 여전히 시장 진입단계다"라며 "미래 부가가치의 핵심이 될 것이 확실시되는 분야이므로, (배터리 관련 사업을) 신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기업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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