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가혹한 대기업 임원보수 공시 횟수 완화 추진

[미디어펜=김재현기자] "연간 보수가 40억원이라구요, 16억원인데요, 억울합니다"

재계의 등기임원의 '개인별 보수' 공시에 대한 우려다. 공시된 보수가 1분기 10억원, 2분기 12억원, 3분기 14억원, 4분기 16억원으로 기재된 경우 연간 보수는 16억원인데도 공시 이용자는 40억원일 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  

자칫 임원의 연간보수를 오해할 수 있다는 재계의 건의에 정부가 공시규제 완화에 나섰다.

9일 정부에 따르면, 오는 10일 국무조정실장 주래로 민·관 합동 규제회의를 개최하고 7개 경제단체 릴레이 간담회 등에서 건의받은 기업활동을 저해하는 현장규제 176건을 집중 검토했다. 총 123건(69.9%)을 수용·개선키로 했다.

이중 43건은 이미 조치 완료했다. 80건은 개선방안을 확정, 추진키로 했다.

정부 관계자는 "정부는 건의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경우에도 건의자와 긴밀히 소통해 부분적으로 수용하거나 창의적 대안을 마련해 건의취지를 최대한 살리고자 했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는 현장중심 규제개혁의 일환으로 전경련, 중기중앙회 등 6개 경제단체로부터 총 12건의 규제개선 건의과제를 제안 받아 적극적으로 검토한 결과  총 6건의 과제를 수용했다.

이 중 분·반기별 임원보수 공시규제 완화가 포함됐다. 주권상장법인 등 사업보고서 제출대상 회사는 자본시장법에 의해 보수 5억원 이상 등기임원의 '개인별 보수'를 1년 최대 4번까지 공시해야 한다.

하지만 임원 개인별 보수를 분·반기에도 공시하는 것은 공시의 실효성이 적은 반면 불필요한 공시 부담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또 우량 중소·중견기업들이 공시 부담으로 상장을 꺼리게 되는 등 자본시장 활성화를 저해할 수 있다는 걱정도 있다. 해외 주요국가들의 경우 임원보수 공개를 연 1회만 공개하는 것이 일반적인 추세다.

이에 금융위는 임원의 개인보수 공시에 대한 완화를 추진키로 했다. 임원보수 공시 횟수를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임원의 개인보수를 매 분기별 반기별 공시하는 것은 과도한 부담이라는 지적을 감안했다"며 "향후 관련 입법 논의 시 관련 규제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법령 제·개정이 필요한 과제의 경우 신속한 법령 제·개정을 추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