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재현기자] 이제 나흘 앞으로 다가온 삼성물산 주주총회, 엘리엇과 삼성물산은 막판 주주들의 표심 잡기에 고군분투하고 있다.
제일모직-삼성물산간 합병 반대 관련 두차례의 소송 건에서 모두 패한 엘리엇은 외국계 기관과 일부 소액주주들을 결집해 반대 세력을 확산하는 배수진을 칠 예정이다. 삼성물산은 간절한 심정을 담은 호소문을 내고 주주들에게 힘을 실어달라며 엘리엇을 상대로 빗장걸이에 나섰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17일 삼성물산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의 의결권 행사에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의 운명이 달렸다.
삼성물산 주총에서 외국인 행사의 의결권은 33.53%인 만큼 지난 9일 12시 마감한 외국인 대주주의 표심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엘리엇의 의결권 7.12%를 제외하면 26.41%에 이른다.
그만큼 외국인 대주주의 의결권이 삼성물산 합병 건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 언론에 알려진 바와 같이 엘리엇과 반대 의견을 같이 한 외국인 대주주는 메이슨캐피털, 네덜란드연기금, 캐나다연기금 등이다. 업계에서는 외국인 대주주의 반대표 행사가 만만치 않을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다행히 삼성물산 지분 11.21%를 가진 단일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합병에 찬성하면서 삼성물산의 우호지분을 31% 확보했다. 국민연금을 제외한 국내 기관투자자 11.05%도 대부분 합병에 찬성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은 42% 가량의 우군을 확보할 수 있다.
다만 주총 참석 의결권 3분의 2 이상, 발생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 찬성을 얻어야 하는 만큼 주총 참석률 70%일 경우 47% 이상, 80%일때는 53%의 찬성 표를 얻어야 한다. 오는 17일 소액 주주들의 투표 향방과 예탁결제원을 통한 외국인 주주들의 의결권 행사 결과가 초미의 관심사다.
이번 삼성물산 합병 주주총회에서는 삼성물산 측에서 전자투표시스템을 사용하기 위한 이사회 결의를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전자투표시스템은 이용되지 않았다. 이에 소액 주주들은 주총 현장에 참석해서 의결권 행사를 해야 한다.
다만, 외국인 (실질)주주들은 의결권 행사를 지원하기 위해 상임 대리인과 한국예탁결제원이 별도로 구축한 '예탁결제업무처리시스템(SAFE+)'을 통해서 의결권 행사를지난 9일 마쳤다.
한국예탁결제원 관계자는 "상임대리인인 외국계 은행들과 증권사와 계약을 맺고 전자투표 의결권 대리 행사를 모아 예탁결제원시스템에 전산입력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예탁원은 이를 취합한 후 위임장을 작성해 주총에 직접 참석해 의결권을 행사하게 된다.
예탁원 관계자는 "의결권 대리 집계된 자료를 가지고 예탁원 권리관리부 담당자가 출장형식으로 주총에 참석하게 된다"며 "민감한 사안일 경우 팀장급 이상이 참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