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 조선업계 고용된 인력 중 86%가 외국인
선박 납기 맞추기 위해 외국인 노동자 고용 불가피
선박 품질 저하, 의사소통 어려움으로 인한 안전 문제 우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조선소 내에 외국인 노동자가 늘어나고 있다. 국내 조선업계가 일손이 부족해지면서 외국인 노동자 고용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계 내에서는 외국인 노동자 증가로 인해 선박 품질 저하와 안전 문제 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4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국내 조선업계는 1만4359명의 생산인력을 고용했다. 이중 외국인 노동자들은 1만2339명으로 비중이 86%에 달했다. 

   
▲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전경./사진=한화오션 제공


조선업계는 늘어난 일감 탓에 일손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선박 발주가 늘어나면서 4년치에 가까운 일감을 확보한 상태지만 선박을 만들 인력이 부족해지면서 고용 확대에 나섰다. 하지만 국내 숙련공 고용을 원했던 조선업계의 기대와는 달리 인력 확보가 어려움을 겪자 외국인 노동자 고용을 늘린 것이다. 

조선업계는 정해진 일정에 맞춰 선박을 인도하지 못할 경우 지체보상금을 물어줄 수 있어 외국인 노동자라도 고용해야 하는 실정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다른 업종에 비해 조선소의 일이 힘들다는 인식이 있고 임금도 높지 않아서 국내 숙련공들이 조선소를 외면하고 있다”며 “조선업계는 현재도 일부 공정 지연이 나타나고 있어 외국인 노동자라도 고용을 늘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조선소 내에 외국인 노동자가 늘어나면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먼저 품질 저하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현재 조선소에 고용된 외국인 노동자는 대부분 용접 공정에 투입되고 있다. 그러나 선박 용접에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고용되다 보니 교육에도 시간이 걸리고, 품질도 낮아질 수 있다는 게 업계 내 의견이다. 

실제로 올해 3분기까지 고용된 외국인 노동자 중 5373명이 비전문인력에 해당됐다. 전체 외국인 노동자 중 비전문인력 비중은 44%를 보였다. 

외국인 노동자와의 의사소통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업계가 급하게 인력 확보에 나서다 보니 인도네시아, 우즈베키스탄, 스리랑카, 태국, 베트남 등 다양한 국가에서 노동자들이 유입됐다. 이로 인해 서로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문화 차이까지 발생하고 있다. 

조선소 내에서 의사소통이 어려워지면서 업무 전달에도 고충이 있지만 안전 문제로도 연결될 수 있다. 의사소통의 어려움으로 조선소 내 사고가 발생할 위험성이 커진다는 것이다. 특히 조선소 내에서는 자재들이 대형이다 보니 사고가 발생하게 되면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조선업체들은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한국어 교육과 여러 지원 활동을 하고 있다. 하지만 내년에도 외국인 노동자들의 유입이 대거 예상되는 만큼 당분간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조선업계 관계자는 “중국에 비해 높은 품질이 국내 조선사들의 강점이었는데 외국인 노동자 증가로 인해 품질 저하 문제가 나온다면 타격이 있을 것”이라며 “국내 숙련공들이 조선소로 돌아올 수 있도록 임금 인상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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