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기자] 교육부는 31일 오후 충북 청주시 한국교원대에서 국가교육과정개정연구위원회, 교과교육과정연구팀과 공동으로 개정 교육과정에 관한 2차 공청회를 열고 수학, 과학 등에 관한 시안을 발표했다. 수학 교육과정 시안은 학생들의 수업부담을 줄이려고 '평가 유의사항'을 신설한 것이 특징이다.
교육부 공청회 발표에 따르면, 현재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이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2018학년부터 학교에서 지나치게 어려운 수학 문제를 내는 것이 금지된다. 그동안 어려운 문제가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학생)를 양산한다는 지적이 제기됨에 따라 교육과정에서 벗어난 내용을 평가하지 못하게 안내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초등학교에서는 무게 단위에서 1g과 1t 사이의 단위 환산은 다루지 않고 중학교는 '경우의 수'에서 2개 경우의 수를 합하거나 곱하는 정도만 평가하도록 했다. 고교생이 배우는 이차방정식의 '근과 계수의 관계'에서는 대수적(대수학에서 하는 방식이나 법칙에 의한 것) 관계를 알고 있는지 확인하는 수준에서 문제를 내도록 했다.
수학 교과서 내용도 줄어든다. 고등학교 공통수학에서 미지수가 3개인 연립일차방정식과 부등식의 영역이 빠지고 '확률과 통계'에서는 '분할'과 '모비율의 추정'이, '기하'에서는 공간벡터가 삭제된다. 또 중학교 수학에서는 최대공약수와 최소공배수의 활용, 도수분포표로 자료의 평균 구하기 등이 삭제된다. 초등학교 교과서에서는 실생활에서 활용도가 떨어지는 넓이 단위인 아르(a)·헥타르(ha), 분수와 소수의 혼합계산 등을 빼기로 했다.
대신 고교에서는 실용수학, 경제수학, 수학과제탐구 과목이 신설된다. 교육부는 "초등학교 1학년부터 고교 공통과목 수학까지 모든 학생이 수학에 흥미와 자신감을 잃지 않도록 학습내용의 수준과 범위를 적정화했다"며 학습량을 현재 교과서보다 20% 가까이 줄인 것으로 평가했다.
고등학생이 문·이과 구분없이 배울 통합과학은 물리학, 화학, 지구과학, 생명과학을 핵심개념 위주로 흥미롭게 재구성된다. 탈출속도, 광전효과, 우주의 시공간적 규모 등은 내용을 감축하고 물질의 기원, 신소재, 핵발전과 태양광발전 등에서는 어려운 내용을 포함하지 않도록 했다.
네티즌들의 의견은 엇갈렸지만 대체로 비판하는 댓글이 많이 띄었다. “대학가서 수학 학원 다녀야겠네”, “미쳤네. 우리나라 애들 바보 만들려는 건가? 나같은 현 대학생 세대로서는 경쟁력이 있어서 좋은 것일 테지만. 이공계 취직 잘되는 이유가 수학과 그걸 기본으로 한 기술 때문 아닌가? 특히 미적은 경영, 경제에서도 많이 필요한 거 아닌가? 학교에서 수학을 쉽게 가르치면 돈 발라 과외한 애들만 사회에서 경쟁력 있게 되겠네”, "아이들을 수포자가 아니라 수학바보로 만들 셈이네"라는 댓글이 게시판 댓글 상위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