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기자]새정치민주연합 중진 의원들은 11일 문재인 대표에게 오는 13~15일 예정된 당 대표 재신임 투표를 보류하고 국정감사 이후에 이 문제를 다시 논의하자는 중재안을 제시했다.
당내 3선 이상 중진의원 17명은 이날 국회에서 긴급 회동을 하고 이같이 뜻을 모았다고 박병석 전 국회 부의장이 전했다.
중진들은 공천혁신안 등을 처리하기 위해 16일로 예정된 중앙위원회 회의도 국감 이후로 미루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모았다.
이석현 국회부의장과 박 전 부의장은 이날 밤 문 대표를 직접 만나 중진들의 뜻을 전달키로 해 문 대표가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문 대표가 중진의 의견을 수용하면 주류, 비주류 간 극한대립을 완화할 극적인 반전의 계기가 마련되겠지만 투표 강행을 고수할 경우 당의 내홍이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부의장은 언론 브리핑에서 "지금은 국민을 대변해 국감에 전념할 때이기 때문에 당내 문제는 국감이 끝난 뒤에 본격적으로 논의하는 게 좋겠다고 뜻을 모았다"며 "국감이 끝난 뒤에 중지를 모으자는 게 우리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날 회동에는 5선의 문희상·이석현·정세균, 4선의 김성곤·김영환·박병석·신계륜·신기남·원혜영·이종걸, 3선의 강창일·김동철·신학용·오영식·이상민· 주승용·최규성 의원 등 17명이 참석했다.
새정치연합은 이날 역시 문 대표가 지난 9일 대표직을 걸며 배수진의 카드로 던진 재신임 투표 문제를 놓고 주류와 비주류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등 사흘째 분란에 휩싸였다.
오전 최고위원회의 때 오영식·유승희 최고위원은 문 대표가 사전 조율없이 투표를 결정했다며 공개석상에서 투표 재고를 요구했고, 이어진 비공개회의에서 이종걸 원내대표, 주승용 최고위원도 같은 의견을 주장했다.
그러나 문 대표는 "나보고 어쩌라는 것이냐. 계속 흔들 것 아니냐"며 격앙된 모습으로 자리를 떴고, 김성수 대변인을 통해 투표 실시 계획을 언론에 브리핑하도록 지시했다.
비노의원 모임인 '민주당의 집권을 위한 모임' 소속 의원 8명은 성명을 내고 "최고위원회의 적법한 심의나 결의 없이 일방적으로 재신임 일시와 방법을 정한 것은 정치적·법률적으로 무효"라며 혁신위안 및 재신임 투표 재검토를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 정세균 상임고문은 전날 김한길 전 공동대표, 무소속 천정배 의원을 접촉한 데 이어 이날 문 대표를 만나 당내 지도자들이 참여하는 '연석회의'를 구성을 통해 해법을 모색할 것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