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정부가 전업주부의 0~2세 자녀에 한해 어린이집 무상 이용시간을 하루 6~8시간으로 줄이고 추가 이용할 경우 비용을 내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른바 '종일형'이 아닌 '맞춤형' 보육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것이지만 이에 대한 부모들의 수요는 적은 것으로 분석된 바 있어 정책 추진에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
보건복지부는 12일 이같이 밝히며 내년 7월부터 이런 방향으로 정책을 변경하기로 하고 내년 예산안에 관련 예산을 반영했다고 전했다.
대상이 되는 보육반은 만 0~2세 반으로 만 3~5세 반은 현행과 변함이 없다. 복지부는 하루 이용 제한 시간을 6~8시간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는데 '하루 7시간+월 15시간 추가' 방안도 고려 중이다.
제도가 변경되면 오전 9시에 어린이집에 보내는 경우 오후 3~5시에는 집으로 데려와야 한다.
현재 0~2세반 어린이집 이용 시간은 하루 평균 6시간 56분이다. 평균적으로 오전 9시에 등원할 경우 오후 3시56분 하원하는 셈이다.
복지부는 다만 전업주부라고 하더라도 다자녀 가구나 한부모 가구, 장애인 가구, 어머니가 임신부이거나 구직 중인 경우 등에는 이용시간을 제한하지 않을 계획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무상보육 제도를 합리화하는 것으로 평균 이용시간을 감안하면 시간 제한을 두는 맞춤형으로 제도를 변경하더라도 제약을 받는 경우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복지부는 올해 초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이 발생한 후 문형표 당시 장관이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전업주부가 불필요하게 어린이집을 이용하는 수요를 줄이겠다"고 말했다가 전업주부들이 반발하자 "전업주부들에게 불이익을 줄 의도는 없다"고 황급히 진화한 바 있다.
이후 올해 7월부터는 제주 서귀포시, 경기 가평군, 경북 김천시 등 3개 지방자치단체에서 '맞춤형 보육 시범사업'을 벌여 제도 변경을 모색해왔다.
이 시범사업에서 하루 12시간 보육을 제공하는 '종일형'과 6~8시간의 보육만 제공하는 '맞춤형' 중 신청을 받은 결과 90% 이상이 종일형을 택해 '맞춤형'에 대한 부모들의 수요는 적은 것으로 분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