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최근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 등을 계기로 환율, 주가 등 한국의 주요 경제 지표가 2008년 금융위기 때와 유사하게 움직이고 있어 정부가 긴밀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박맹우 새누리당 의원은 11일 국제금융센터에서 받은 자료를 근거로 "진원지가 미국에서 중국으로 바뀌었을 뿐 최근 환율, 주가,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 외국인 자금 유출 변동 추이는 2008년 금융위기 때와 비슷하다"고 진단했다.

박 의원은 2008년 9월15일 리먼 브라더스 파산 신청 발표일과 지난달 11일 중국 당국의 갑작스러운 위안화 평가 절하 전후 한 달을 비교했다.

리먼 브라더스는 당시 미국 4위 투자 은행이었지만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로 타격을 입어 유동성 위기를 겪다가 끝내 파산, 그 후폭풍은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로 번졌다.

최근에도 중국 성장 둔화와 위안화의 평가 절하 영향으로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 경제에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급상승했다.

리먼브라더스 파산 신청 다음날인 2008년 9월16일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159.5원으로 전 거래일(1106.5원) 대비 53.0원 폭등했다.

위안화 절하가 전격 발표된 지난달 11일 원/달러 환율은 전일 종가보다 15.9원 오른 1179.1원으로 마감했다. 2012년 6월5일 이후 최고치를 찍은 것이다.

주가도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

코스피지수는 리먼 브라더스 파산 한달 전인 2008년 8월15일 1572.19를 기록했다가 9월16일 1387.75로 폭락하고 한 달 뒤인 10월15일에는 1340.28로 더 떨어졌다.

지난 7월13일 2061.52를 기록한 코스피지수는 8월11일 1986.65로 폭락했다. 이후 더 하락해 8월31일 기준으로 1941.49로 떨어진 상태다.

주식 자금 흐름은 순유입, 순유출을 반복하다가 리먼 브라더스 사태, 위안화 절하와 같은 사건 이후 순유출이 확대되거나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되는 모습이었다.

2008년 9월16일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화자금 5억2400만달러가 빠져나간데 이어 계속된 불안심리로 한 달 뒤인 10월15일에도 3억6600만달러가 이탈했다.

위안화 평가절하 직후인 지난달 12일에는 2억2800만달러가 빠져나갔고 이후 유출액이 더 늘어 2주 뒤인 26일에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5억3800만 달러를 국내 주식시장에서 빼냈다.

부도 위험 정도를 나타내는 CDS 프리미엄도 상승세를 보이다가 각 사건을 계기로 더 올랐다.

한국 5년 만기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의 CDS 프리미엄은 2008년 8월15일 100에서 9월11일 136으로 뛴 뒤 상승세를 타 한달여 뒤 10월10일에는 340까지 치솟았다.

올해 7월13일에는 52에 그치던 CDS 프리미엄은 중국 위안화 절하와 같은 불안한 사건을 거치면서 8월11일 60으로 올랐다.

박맹우 의원은 "최근 세계경제 추이가 2008년 금융위기 때와 유사하다"며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 위험은 더 증폭될 수 있고 한국은 가계부채 문제도 있는 만큼 정부의 긴밀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