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기자] 기상청이 바람 관측 장비인 '윈드프로파일러'를 고가에 사들이고 유지·보수에도 과다한 비용을 지출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4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이인영 의원이 기상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윈드프로파일러 구입·운영 현황' 자료에 따르면 기상청은 2003년 6월 파주·강릉과 2007년 5월 울진 등 총 9곳에 윈드프로파일러를 구입해 운영 중이다.

9대의 구입 비용은 82억7960만원이다. 1대당 평균 9억1995만원이다. 윈드프로파일러는 대기 5㎞까지 전파를 쏘는 방식으로 바람의 세기와 방향을 관측하는 장비다.

이 의원에 따르면 2003년 1대당 구입 가격이 4억7376만원에서 2007년 8억7147만원으로 2배 가까이 급증했다.

그러나 두 제품은 프랑스 디그리안사가 만든 동일 기종이고 성능도 같다. 물가 상승을 고려해도 구입 비용이 지나치게 늘어났다고 이 의원은 지적했다.

2년의 하자보증 기간이 끝난 2006년부터 현재까지 9대의 윈드프로파일러 유지·보수에 들어간 금액은 41억4000여만원으로 파악됐다.

장비 구입액(82억7000여만원)의 약 50%에 가까운 비용을 유지·보수에 쏟아부은 것은 문제라고 이 의원은 지적했다.

또 기상청이 구입한 프랑스산 윈드파일러는 외국의 다른 기종보다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 제품의 경우 장비 가격이 3억600만원(설치비 미포함), 미국은 설치비를 포함해 5억 6000만원선으로 파악됐다. 우리 공군이 설치한 중국 제품은 장비 가격이 2억 5000만원 수준이다. 일본 제품은 설치비 포함 6억5만원이다.

최근 3년간 윈드프로파일러의 고장은 2012년 7건, 2013년 8건, 지난해 15건, 올해 35건 발생했다.

이와 관련, 기상청은 유지·보수 용역을 새로 맡을 외부업체를 조만간 선정해 부품 조달과 제품 정비를 맡길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인영 의원은 "기상청은 윈드프로파일러 장비 구입과 유지·보수 과정에서 나타난 모든 문제를 철저히 조사해 원인을 밝히고 책임 있는 조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