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기자]국회 국정감사가 2주차로 접어들자 야당이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총공세를 퍼붓는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최 경제부총리를 상대로 14∼15일 정부 세종청사와 국회에서 이틀 연속 열린 기획재정위 국감은 박근혜 정부의 경제 정책 평가를 놓고 예민해진 여야 의원간 설전 끝에 결국 파행했다.

   
▲ 최경환 국감, 총체적 난국…기재위 파행·교과서 재충돌/미디어펜DB

이어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의 노사정 합의문 추인 이후 처음 열린 환경노동위에서도 기싸움이 팽팽했다.

국회는 15일 교육문화체육관광위, 안전행정위, 정무위 등 13개 상임위원회에서 동시에 국감을 개최했다.

기재위 소속 새누리당 나성린 의원은 "상위 1% 기업 5천504개가 전체 법인세의 82.9%를 부담한다"면서 "대기업 법인세, 부자 소득세를 올리자는 야당의 주장은 세금을 내는 주체들을 먼저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박범계 의원은 "고통 분담 차원에서라도 재벌 대기업이 돈을 풀어야 한다. 재벌 대기업의 작년 (법인세) 실효세율이 16.2%에 불과하다"며 "710조원 (사내유보금의) 1%만 출연해도 30만개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최 경제부총리는 "법인세율과 사내유보금은 다른 문제이며, 대기업은 우리나라 기업이 아니라 세계적인 기업과 경쟁하고 있다"면서 "삼성과 애플을 비교하면 삼성의 사내유보금이 많지 않다"고 답했다.

오후 들어 새정치민주연합 홍종학 의원이 현 정부의 경제 정책을 '총체적 실패'로 규정하며 발언 시간을 거의 소진한 뒤 최 경제부총리의 답을 요구한 데 대해 최 경제부총리가 "제가 머리가 나빠서 7분 동안 계속 말씀하시니 뭘 답변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거부하자 논란을 벌이다 결국 국감을 중지했다.

노동개혁 관련 법을 다룰 환노위에서도 공방이 벌어졌다.

새누리당 민현주 의원은 "노동계, 경영계가 조금씩 양보하고 합의가 빨리 이뤄진 것을 높이 평가한다"면서 "세대간 갈등의 문제, 사회가 직면한 문제에 대해서 노동계도 대승적 판단을 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석현 의원은 "이번 합의는 노동계는 양보를 많이 했는데 경영계는 양보한 것 같지 않다"면서 "최 경제부총리는 9월10일까지 합의하라고 시한을 제시하고, 장관들은 단독으로라도 강행하겠다고 하니 한노총이 쫓기듯 합의했다"고 비판했다.

김대환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장은 "선진국에 비해서 뒤떨어진 근로기준의 수준을 올리는 데 기여할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합의문을) 하나하나 이행하면 좀 더 안전하고 유연한 노동시장 체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환노위에서도 회의 시작부터 새정치민주연합이 사퇴를 발표하고도 관용차를 사용하고, 사례금을 받았던 김 위원장의 처신 문제를 강력하게 제기하면서 신경전이 연출됐다.

교육문화체육관광위는 전남교육청 국감에서 국사 교과서의 국정화를 놓고 다시 충돌했다. 지난 10일 국감 시작과 동시에 열린 교육부 국감에 이어 일선 교육 현장에서도 다시 한번 여야간 의견이 엇갈린 것이다.

새누리당 김회선 의원은 "고교 때까지는 이념 과잉에서 벗어나 대한민국의 정통성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며 "역사교과서를 걱정하시는 분들은 특정 학자들의 정치 성향이 반영되는 것을 우려한다"고 주장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윤관석 의원은 "국정교과서는 정권이 발행하는 교과서로 정권의 입맛에 맞게 수정될 수밖에 없다"며 "1972년 발행된 국정교과서는 유신 이데올로기를 교육하기 위한 도구로 쓰였다는 역사적 평가를 받은 바 있다"고 맞섰다.

이어 안전행정위는 최근 추자도 인근에서 돌고래호 전복사고에 대해 "안전 소홀이 부른 인재"라며 여야 한목소리로 질타냈다.

이밖에 국방위원들은 해병대 연평부대를 방문해 비무장지대(DMZ) 지뢰·포격 도발에 따른 서해 최전방의 대북 대비 태세를 시찰하고, 외교통일위는 미국과 스위스의 재외공관에 대한 현장 점검을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