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안철수 갈등, 재신임 추후 논의…중앙위는 내일 예정대로

[미디어펜=이상일기자]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전 대표가 15일 오후 전격 회동, 혁신안 의결을 위한 중앙위 소집 및 재신임투표 문제 등에 대한 담판을 시도했으나 이 두가지 사안에 대한 합의는 불발됐다.

그러나 재신임투표에 대해 추후 다시 논의키로 하는 한편 혁신에 대해 협력에 나서기로 하는 등 일정 부분 진전도 이뤄 완전파국은 일단 피하게 됐다.

문 대표는 16일 예정대로 중앙위를 소집, 혁신안 표결에 나설 예정이어서 중앙위 결과가 당 내홍 사태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두 사람은 이날 오후 6시부터 1시간 20분 가량 서울 마포의 한 음식점에서 배석자 없이 만나 격의 없이 진지한 대화를 나눴다고 김성수 대변인이 국회 브리핑에서 전했다.

문 대표는 이 자리에서 혁신안의 의미와 함께 16일 중앙위 개최의 불가피성을 언급하며 협조를 구했으나 안 전 대표는 중앙위에서의 혁신안 표결을 보류하고 중앙위를 충분한 혁신안 토론의 장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평행선을 달렸다.

문 대표는 특히 "내일 예정대로 중앙위를 열어 혁신안 표결을 하지 않으면 혁신도 무너지고 나도 망가진다"며 안 전 대표를 설득했으나, 안 전 대표는 기존에 펴왔던 논리를 들어 조목조목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신임투표와 관련, 안 전 대표는 철회를 요청했으나 문 대표는 추석 전까지는 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두 사람은 이 문제에 대해서는 추후 의견을 더 나누기로 해 여지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문 대표는 낡은 진보 청산, 당내 부패 척결, 새로운 인재 영입 등 안 전 대표가 제기한 혁신안과 관련해 공감을 표시하고 중앙위 이후 함께 노력해 나아가기로 했다고 김 대변인이 덧붙였다.

김 대변인은 "두 분이 안 전 대표가 제기했던 혁신안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눴으며, 문 대표가 '문·안·박(문재인-안철수-박원순) 희망스크럼' 이야기를 많이 한 것으로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양쪽 관계자들은 "서로 할 이야기를 다 했다"며 이날 회동의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고 전했다.

문 대표측은 "서로 합의가 가능한 부분에 대해서는 합의를 한 것"이라며 "특히 '중앙위 후 혁신에 함께 노력한다'는 합의는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측은 "중앙위 소집 문제에 대해선 각자 주장을 하며 의견차를 못 좁혔으며 재신임 문제는 약간의 여지를 남겨둔 것이며, 안 전 대표가 제기했던 혁신안에 대해선 인식을 같이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예정대로 중앙위가 16일 오후 열리게 됐고, 중앙위를 구성하는 세력 분포상 혁신안은 통과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지만, 비주류측이 무기명투표가 도입되지 않는 한 집단퇴장하겠다고 예고하고 있어 정면충돌이 예상된다.

안 전 대표는 중앙위에 불참할 것으로 전해졌다.

당 안팎에서는 두 사람이 중앙위 이후 혁신을 매개로 협력관계를 복원하느냐에 따라 당 내홍 사태의 진화 여부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문 대표는 전날 공개편지 형식으로 안 전 대표의 중앙위 연기 및 재신임투표 철회 요구에 대한 거부 입장을 밝혔으며, 이에 대해 안 전 대표가 이날 기존 요구사항을 거듭 고수하며 회동을 제안해 만남이 성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