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 이른바 '몰카' 범죄를 저지르는 10대가 최근 몇년 사이 큰 폭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몰카 범행의 주된 장소도 지하철에서 길거리로 옮겨가는 등 대담해지고 있다.

17일 경찰청에 따르면 휴대전화를 비롯한 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죄로 입건된 피의자는 지난해 모두 2905명으로 전년보다 2.6%(73명) 늘었다. 이른바 '몰래 카메라' 범죄로 입건된 이들은 2010년 1051명에서 2011년 1344명, 2012년 1824명, 2013년 2832명으로 지속적인 증가 추세를 보였다.

2012∼2013년 사이 몰카범이 1000명 이상 급증한 것은 당시 정부가 성폭력을 '사회 4대악'으로 규정하고 대대적으로 성범죄 단속에 나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연령별로 보면 20대(19세 이상∼30세 이하)가 36.7%로 가장 많았다. 30대(31세 이상∼40세 이하)가 28.7%, 40대(41세 이상∼50세 이하)가 14.8%로 그 뒤를 이었다. 하지만 소년범에 해당하는 14세 이상∼19세 미만도 10.7%로 적지 않았다. 촉법소년에 해당하는 14세 미만도 1명 있었다.

특히 촉법소년을 포함한 10대 몰카범은 전년 대비로 2012년 108%, 2013년 24.3%, 지난해 39.1% 늘며 급속한 증가세를 보였다. 2011∼2014년 3년 사이 10대 몰카범은4배 가까이 급증했다.

10대 몰카는 교내에서 친구들의 특정 신체부위를 찍어서 돌려보거나 합의로 성관계하면서 몰래 촬영한 사진 또는 동영상을 자랑삼아 보여주다 들통나는 경우가 많았다. 50대(51세 이상∼60세 이하)는 비중이 6.6%로 적은 편이지만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고령자가 늘어나면서 꾸준히 늘고 있었다.

몰카 범죄가 일어나는 장소는 추세가 변하고 있다.

 

지난해 몰카 범죄가 가장 자주 발생한 곳은 길거리로, 발생 건수가 전체 6623건의 18.2%인 1205건에 달했다. 이어 전철역·버스터미널(15.6%), 지하철(8.4%), 아파트·주택(6.5%) 순이었다.

특히 길거리에서 발생한 몰카 범죄 건수는 대대적인 '4대악 척결'에 나선 2013년에 전년 대비로 5배나 급증한 데 이어 지난해에서 34.2% 늘었다.

2010년(80건)과 비교하면 4년 사이 15배나 폭등했다. 전체 발생건수에서 길거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2010년 7.1%에서 지난해 18.2%로 크게 늘었다.

이와 달리 몰카 범죄의 주요 온상지였던 지하철은 2010년 28.2%로 가장 높았다가 지난해 8.4%로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몰카 범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피해자들이 길거리에 다니면서도 누군가 자신을 찍는 것을 알아채고 신고하는 사례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경찰은 풀이했다.

몰카 범죄 4건 중 3건가량은 피의자와 피해자가 서로 모르는 관계(75.4%)에서 벌어졌다. 몰카 피의자가 피해자의 애인(6.1%)인 경우도 일부 있었고, 지인(2.1%)이거나 친구(1.3%)는 적었다.

경찰청 관계자는 "학교전담경찰관을 통해 몰카 범죄 첩보를 적극적으로 수집하도록 하는 한편 학생을 대상으로 성범죄 예방 교육도 강화해 10대들의 몰카 범죄를 예방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