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 회사원 전모(43)씨는 최근 담석증 진단을 받았다. 간혹 배가 아프긴 했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통증이 금세 사라지곤 했기에 단순 위염이나 배탈 정도로 여겼다. 그런데 어느 날 새벽에 갑자기 견디지 못할 정도의 복통이 찾아와 응급실을 찾아 피검사를 한 결과 담석증이었다.
전씨와 같은 증상의 담석증 환자가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자료에 따르면 담석증 환자는 2009년 10만2000명에서 2013년 13만명으로 연평균 약 6%씩 증가했다. 이렇듯 담석증 환자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담석증 진단은 상당히 늦게 이뤄지는 편이다. 복통이나 소화불량, 미열, 높은 간수치 등의 증상이 간 질환이나 소화기 질환과 비슷하고 통증도 지속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담석증은 간에서 만들어지는 담즙이 흔히 쓸개라 불리는 담낭 안에서 돌처럼 굳어지는 질환이다. 소화액인 담즙이 잘 배출되지 못하고 가라앉거나 뭉쳐지면 결석 형태의 담석이 된다.
담석이 담낭 안에 있으면 통증이나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많다. 다만 담낭 입구에 담석이 생겨 이 부분이 막히면 간 수치가 올라가고 복통 등이 생긴다.
보건복지부 지정 외과전문 민병원 복강경센터 김혁문 진료부원장은 "담석증은 간 수치에 영향을 끼치고 명치 끝이나 상복부 통증을 비롯해 배가 더부룩한 증상도 나타날 수 있어 간 질환이나 소화기 문제로 오인하기 쉽다"면서 "적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담석 때문에 담낭에 고인 담즙이 빠져나가지 못해 담낭의 염증을 유발할 수 있는 만큼 조기 진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담석은 고칼로리 음식의 섭취나 스트레스 등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따라서 평소 기름진 음식을 즐겨 먹는 사람 중 배 혹은 가슴 통증이 빈번하다면 담석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초기에는 단순히 배가 아픈 정도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통증이 심해지고 증상을 호소하는 시간도 길어진다. 간혹 담낭관을 막고 있던 담석이 다시 담낭 안으로 들어가면서 통증이 사라질 수 있지만 이는 일시적인 증상 완화일 뿐이다.
담석증은 촉진이나 초음파 검사로 진단이 가능한데 담석 크기가 1㎝ 이상이거나 염증이 있다면 담낭 제거수술을 해야 한다.
김혁문 진료부원장은 "만약 담석 크기가 작더라도 염증이 있거나 통증이 심하면 급성 담낭염이나 천공, 담낭암 등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수술적 치료를 권장한다"면서 "통증이 빈번해도 수술이 두려워 치료를 미루는 환자들이 있지만, 복강경으로 수술하면 배를 열지 않기 때문에 회복이 빠르고 흉터도 작다"고 설명했다.
담석증을 예방하려면 무엇보다 식습관 개선이 중요하다. 당분이나 콜레스테롤이 많은 음식은 담석의 형성을 촉진한다. 또 과식은 피하고 평소 식이섬유가 풍부한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섭취하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