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기자] 광복 70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온 훗카이도 강제노동자들의 늦은 장례식이 열렸다.
한국과 일본의 시민단체로 구성된 '강제노동희생자 추모·유골 귀환 추진위원회'(이하 귀환추진위)는 19일 오후 7시 서울광장에서 시민 등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훗카이도 강제노동자 유골 115위(位)를 모시고 장례식을 엄수했다.
지난 11일 홋카이도를 떠난 115위는 도쿄(東京)∼교토(京都)∼오사카(大阪)∼히로시마(廣島) 등 이들이 강제노동 현장으로 끌려갔던 만리(약 4000여㎞) 길을 되돌아 전날 부산에 도착해 70년 만에 고국 땅을 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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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70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온 훗카이도 강제노동자들의 늦은 장례식이 열렸다. /사진=ytn 방송화면 |
이들은 일제 강점기 홋카이도 최북단 사루후츠(猿拂)촌 아사지노(淺茅野) 일본군 비행장 건설이나 북부 산간지방인 호로카나이쵸(幌加內町) 슈마리나이(朱鞠內) 우류(雨龍)댐 건설 현장 등에 끌려갔다가 희생됐다.
한일 양국의 민간 전문가와 종교인, 학생들은 1997년부터 18년간 훗카이도 각지에서 이들을 수습해 이달 귀환추진위를 통해 115위의 고국 송환을 성사시켰다.
이날 '백지 만장'과 위패를 앞세운 115위는 유골함에 담겨 20대 청년 후손들의 손에 들려 장례식장으로 운구됐다.
장례식장에 참석한 시민들은 115위가 행사장 중앙으로 들어서자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엄숙한 자세로 이들을 맞았다.
유족 대표의 분향과 개신교·불교·원불교·천도교·천주교·민족종교 증산교 등 6개 종단과 115위의 귀환을 도운 교토(京都) 니시혼간지(西本願寺) 일본 스님들이 이들의 넋을 위로하는 추도의식을 올렸다.
장례식이 모두 끝나고 115위는 서울광장을 떠나 인근 대한성공회 서울 주교좌 성당에서 밤을 지낸다.
다음날인 20일 아침 서울을 떠나 경기도 파주 서울시립묘지 납골당에 안장, 70년 만에 고국에서 영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