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올림픽 금메달 획득 후 대한배드민턴협회와 대표팀에 쌓였던 불만에 대해 작심 발언을 해 큰 파장을 일으켰던 배드민턴 '여제' 안세영(삼성생명)이 자신의 입장 발표를 일단 유보했다.
안세영은 8일 자신의 개인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렸다.
안세영은 "저의 이야기로 많은 분들을 놀라게 해 드려 마음이 매우 무겁다. 특히 수많은 노력 끝에 올림픽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에게 가장 죄송하다"며 "저의 발언으로 인해 축하와 영광을 마음껏 누리셔야 할 순간들이 해일처럼 모든 것을 덮어 버리게 됐다. 선수분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을 전한다"고 선수들에게 사과부터 했다.
이어 그는 "어제 공항까지 걸음 하셨던 기자 분들과 저의 입장을 기다리고 계신 많은 분들께도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저의 생각과 입장은 올림픽 경기가 끝나고 모든 선수들이 충분히 축하를 받은 후 말씀드리도록 하겠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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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세영이 금메달을 따낸 후 포효하고 있다. 이런 기쁨을 누릴 틈도 없이 안세영은 폭로성 발언을 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사진=대한배드민턴협회 홈페이지 |
안세영은 지난 5일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중국의 허빙자오를 꺾고 금메달을 따냈다.
배드민턴 한국 여자 단식에서 28년 만에 값진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한 직후 기쁨을 제대로 누리지도 않은 채 안세영은 작심한 듯 마음에 품고 있던 배드민턴협회와 대표팀 운영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자신이 지난해 부상을 당했을 때 제대로 대처를 안해준 것을 언급하며 대표팀을 떠날 수도 있다는 발언도 했다. 이후 기자회견과 언론 인터뷰를 통해서도 자신이 느낀 여러 여러 문제점들과 불만을 표출했다.
자신의 발언의 파장이 커지고 관심이 폭증하자 안세영은 올림픽 일정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르면서 "한국에 가서 다 얘기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7일 입국한 안세영은 인천공항 도착 후 “난 싸우려는 의도가 아니다. 운동에만 전념하고 싶은 마음을 호소하기 위해, 그렇게 이해해 달라는 마음으로 말씀드린 것”이라며 "아직 배드민턴협회와 이야기를 나눈 것이 없고 소속 팀과도 상의한 것이 없다. 더 자세한 내용은 상의한 뒤 말씀드리겠다"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취재진의 관련 질문에도 별다른 대답 없이 공항을 떠났다.
이후 배드민턴협회는 무려 10쪽에 달하는 입장문을 내고 안세영이 했던 발언들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안세영이 부상 당했을 때 지원에 최선을 다했으며, 전담 트레이너와 계약을 연장하지 않은 것은 안세영의 요구에 따른 것이며, 무리한 출전 요구도 없었다는 등 경위를 상세히 밝힌 반박이었다.
배드민턴협회가 이렇게 정면 대응에 나서면서 안세영 측과 진실게임 양상으로 번지는 모양새가 됐다. 안세영이 작심 발언을 했던 만큼 추가적인 폭로나 재반박이 예상됐지만 안세영은 일단 입장 표명을 '올림픽 후'로 미뤘다.
한편, 대한체육회는안세영의 발언과 관련해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이번 사안을 자세히 들여다볼 계획이다. '안세영 작심 발언' 논란은 숨고르기에 들어갔지만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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