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여자 탁구 대표팀이 16년 만에 올림픽 단체전 메달을 따냈다. '국민 삐약이'가 앞장서고, 귀화한 두 언니가 힘차게 뒤를 밀어 합작해낸 값진 동메달이다.

신유빈(20), 이은혜(29·이상 대한항공), 전지희(32·미래에셋증권)로 구성된 한국 대표팀은 10일(한국시간) 프랑스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여자 단체전 동메달 결정전에서 독일을 매치 스코어 3-0으로 완파하고 동메달을 획득했다.

   
▲ 올림픽 여자 단체전 동메달을 일궈낸 신유빈-이은혜-전지희(왼쪽부터). /사진=국제탁구연맹 공식 SNS


한국 탁구가 올림픽 여자 단체전에서 메달을 딴 것은 2008 베이징 대회 동메달 이후 16년 만이다. 이후 여자 단체전에서는 2012 런던 대회 4위에 그친 뒤 2016 리우데자네이루와 2020 도쿄(2021년 개최) 대회에서는 4강에도 오르지 못했다.

신유빈은 앞서 혼합복식에서 임종훈(한국거래소)과 짝을 이뤄 동메달을 딴 데 이어 이번 대회에서 두 개의 메달을 목에 걸며 한국 여자 탁구 간판임을 입증했다. 신유빈 이전 올림픽 단일 대회에서 2개 이상의 메달을 딴 한국 탁구 선수는 1988년 서울 대회 유남규(남자 단식 금·남자 복식 동), 김택수(남자 단식 동·남자 복식 동), 현정화(여자 단식 동·여자 복식 동) 뿐이었다.

전지희는 세 번째 출전한 올림픽에서, 이은혜는 첫 출전한 올림픽에서 첫 메달의 기쁨을 누렸다.

올림픽 탁구 단체전은 1복식 후 4단식으로 진행된다. 여자 단체전 세계랭킹 3위인 한국은 5위 독일을 맞아 1복식과 2, 3 단식을 내리 이겨 3번째 매치 만에 승부를 마무리지었다.

   
▲ 전지희(오른쪽)가 3단식에서 승리를 거두며 한국의 동메달을 확정짓자 신유빈이 언니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함께 기뻐하고 있다. /사진=국제탁구연맹 공식 SNS


신유빈-전지희가 출전한 1복식에서 독일은 귀화선수 왕위안-산샤오나 조를 내세웠다. 신유빈-전지희는 첫 두 게임을 무난하게 따냈지만 3, 4게임 상대 반격에 말려 내리 패하며 승부가 원점으로 돌아갔다. 5게임에서도 초반 4-7로 뒤지며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특유의 호흡이 살아나면서 몰아붙여 기어이 역전, 게임 스코어 3-2(11-6 11-8 8-11 10-12 11-8)로 승리를 거뒀다.

다소 힘들긴 했지만 신유빈-전지희 조가 기선제압을 하면서 한국대표팀의 기는 완전히 살아났다. 

한국은 2단식에 나선 세계랭킹 44위 이은혜가 100위 아네트 카우프만을 게임 스코어 3-0(11-8 11-9 11-2)으로 완파해 승기를 잡았다.

3단식은 '맏언니' 전지희(세계 15위)가 책임졌다. 독일의 베테랑 산샤오나(40위)를 시종일관 압도하며 3-0(11-6 11-6 11-6)으로 완벽하게 제압했다.

에이스 신유빈이 단식에 나설 필요도 없이 한국은 3단식에서 경기를 끝냈고, 삐약이와 두 언니는 서로 부둥켜 안으며 동메달의 기쁨을 만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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