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역군인 폭발력 있는 수류탄 들고 포천으로…"누군가를 죽이겠다"

[미디어펜=이상일 기자] 전 아내의 내연관계를 의심한 50대 퇴역 군인이 말다툼 끝에 수류탄을 가지고 집을 나간 뒤 종적을 감췄다.

   
▲ 퇴역군인 폭발력 있는 수류탄 들고 포천으로…"누군가를 죽이겠다"/SBS 방송 캡처

22일 오후 1시 20분께 강원 철원군 김화읍 와수리에서 육군 모 사단을 전역한 이모(50)씨가 ‘수류탄을 소지한 채 행방을 감췄다’는 112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색에 나섰다.

철원경찰서는 “말싸움 후 전 남편이 ‘누군가를 죽이겠다’며 집을 나섰으며 수류탄을 소지했을 수도 있다는 이씨 전처의 112 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씨가 또 다른 남자 문제로 전 처와 다툼 끝에 집을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이씨는 차량이 아닌 도보로 이동 중인 것으로 보이나 휴대전화가 꺼져 위치 파악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술에 취해 전 처와 함께 살던 집에 찾아온 이씨는 수류탄이 든 가방을 가지고 와 ‘터트리겠다’라고 위협했으나 전 아내가 기지를 발휘해 일단 위기를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이씨의 집에서 녹이 슨 수류탄 8발을 발견했다. 이 수류탄은 1970년대 미군이 베트남전쟁 등에서 사용하던 M26 수류탄으로 파악됐다.

군 관계자는 “현재는 사용하지 않는 수류탄이고 녹이 슨 상태지만 폭발력은 있다”며 “종적을 감춘 이씨의 집에서 발견된 수류탄을 회수해 정확한 제원과 성능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씨는 이 중 1발의 수류탄을 가지고 전 아내가 만나고 있다는 남성을 찾아 경기도 포천으로 가겠다는 말을 남기고 종적을 감췄다.

이씨의 승용차 등 이동 수단은 모두 전 처 집에 있으며 대중교통으로 이동한 흔적도 없는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한편 육군 모 부대 부사관이던 이씨는 2009년 음주 교통사고를 내고서 곧바로 전역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