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지금 국회가 해야 하는 절대적 책무는 한시라도 빨리 의정 갈등을 해결되도록 하는 것이다. 특검 법안 등은 추석 연휴 이후인 19일에 처리할 수 있도록 양당이 협의해달라."

더불어민주당이 1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김여사 특검법과 채상병 특검법을 단독으로 통과시키면서 이르면 12일 본회의 처리가 예상됐지만, 우원식 국회의장이 위와 같은 입장을 밝히면서 19일로 일주일 늦춰지게 됐다.

우 의장의 결단으로, 앞으로 뻔히 벌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여야 정쟁'을 일주일 뒤로 넘긴 것이다.

우 의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제 비로소 여야의정 간 대화 가능성이 생겼다"며 "대화와 협력의 분위기가 단절되지 않도록 야당이 법안 처리 시기를 유연하게 하는 것이 국민 기대에 부응하는 길이라 생각한다"고 결단의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우 의장은 "두 특검법안 관련해서는 여러 단위에서 조사와 수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국민의 의문 해소와는 거리가 멀어 국회가 가부간 판단해야 한다"면서 본회의에 상정할 뜻을 분명히 했다.

당초 민주당이 양 특검법을 12일 본회의에 상정해 표결 처리할 뜻을 밝히면서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로 맞설 태세였다.

필리버스터가 실제로 벌어지면 오는 14일부터 시작하는 추석 연휴기간 내내 여야 의원들이 국회에 묶여 있어야 한다.

필리버스터가 실제로 진행되면, '법안 상정'을 시작으로 '여당 필리버스터'→'야당 주도 강제 종결'→'야당 단독 처리' 과정으로 이어진다. 이번 본회의에 양 특검법을 상정한다면, 최소 13일과 14일 이러한 과정을 겪어야 한다.

통상 지역구 의원들은 추석 연휴 기간 동안 지역활동 일정을 빼곡히 잡는데, 장시간 필리버스터가 이어지면 상당수의 일정이 무산될게 뻔하다.

민생과도 무관한 특검법을 놓고 여야가 연휴기간 내내 싸우는 모습만 연출되면, 국회에 대한 추석 민심이 악화될 가능성도 높다.

야당 단독으로 이날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통과시킨 양 특검법은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과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주가조작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이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일방적인 의사진행에 반발하며 법사위 표결에 앞서 퇴장했다.

당장 추석이 임박해 국민의 이목이 일명 '응급실 대란' 사태에 쏠려 있어 의료공백에 대한 정부의 특별대책과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이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우 의장 또한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금 국회가 해야 하는 절대적 책무는 한시라도 빨리 의정 갈등을 해결되도록 하는 것"이라며 "환자와 피해자, 국민들 속에서 다소나마 기대감이 생기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