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웨스팅하우스와 한수원 간 법적분쟁 해결 여부에 달려
파벨 체코 대통령 "법적분쟁 해결 된다면 양측에 상호이익"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윤석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두코바니 신규 원자력발전소 건설 사업을 한국수력원자력 컨소시엄(팀 코리아)이 수주할 것이라고 낙관적 견해를 밝힌 후, 테믈린 원전 추가수주 가능성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파벨 체코 대통령은 이날 프라하 대통령궁에서 아리랑TV와 인터뷰를 갖고 "여전히 한국의 제안을 모든 평가 기준에서 가장 우수하다고 보고 있다"며 향후 테믈린 원전 추가수주 가능성도 높다고 전망했다.

다만 테믈린 원전 추가수주 여부는 사실상 한국수력원자력과 미국 웨스팅하우스 간의 법적분쟁 해결에 달려 있다.

실제로 파벨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우리는 KHNP(한국수력원자력)와 웨스팅하우스 간의 진행 중인 법적 분쟁을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으며, 이 분쟁이 성공적으로 해결되기를 희망한다"며 "KHNP와 웨스팅하우스 간의 법적 분쟁이 해결된다면 양측에 상호 이익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 19일(현지시간) 윤석열 대통령은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과 확대정상회담을 갖고 한-체코 '전략적 동반자 관계' 발전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2024.9.19 /사진=대통령실 제공


앞서 파벨 대통령은 이날 프라하 성에서 열린 윤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두코바니 외 신규 원전 수주 가능성에 대해 "최종계약서가 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시기상조"라면서도 "이번 프로젝트가 얼마나 성공하는지에 따라 테믈린 신규 원전 사업이 고려될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그는 그러면서 "폴란드, 슬로베니아, 슬로바키아 등에서 원전 개발 계획이 있다"며 "이 때문에 우리가 한국과 협력할 잠재력이 크고, 제3국 시장 진출을 같이 도모할 수 있다"고 전했다.

윤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에서 파벨 대통령에게 두코바니 원전 사업을 수주할 경우 전 주기에 걸친 협력을 약속했고, 파벨 대통령은 한국의 수주를 낙관하며 산업 발전을 위한 중대한 기회로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입찰 경쟁에서 탈락한 미국 웨스팅하우스가 특허권을 주장하며 우리의 원전 수출에 이의를 제기한 법적 분쟁에 대해서도, 윤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 직후 공동기자회견에서 "지적재산권 문제에 대해 한국과 미국 정부는 원전 협력에 대한 확고한 공감대를 공유하고 있다"며 "우리 정부도 한미 기업 간의 원만한 문제 해결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윤대통령은 공동기자회견에서 "계약이 체결돼서 시공하게 된다면 설계, 시공 모든 절차에서 체코와 함께 할 것"이라며 "새로운 기술의 개발뿐만 아니라 원전 인력의 양성까지 협력해 그야말로 원자력 동맹이 구축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관건은 앞으로다. 한국수력원자력이 미국 웨스팅하우스와의 법적 분쟁 해법을 어떻게 모색하고 내놓는지에 따라 두코바니 원전 사업의 최종수주가 결정되고 테믈린 원전의 추가수주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체코 정부는 지난 7월 두코바니 원전 2기 신규 건설의 우선협상대상자로 한국수력원자력을 포함한 한국측 컨소시엄 '팀코리아'를 선정했다.

두코바니 원전 건설 예산은 24조원 규모로, 최종 계약은 내년 3월 마무리된다. 내년 3월까지 남은 6개월간 방심해선 안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