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기자] 추석은 풍요로움의 대명사이지만, 누군가에겐 스트레스가 되기도 한다. 실제로 명절 때 받는 스트레스로 정신적 또는 육체적 증상을 겪는 '명절증후군'을 경험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중에서도 대표적인 것은 바로 소화불량과 설사, 변비 등을 동반하는 소화기 증상이다.

27일 소화기질환 특화병원 비에비스 나무병원이 20~60대 성인남녀 41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62%가 명절증후군을 겪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중 32%가 소화불량, 복통, 설사, 변비 등의 소화기 증상을 꼽았으며 근육통·관절통(25%), 우울·짜증·무기력(23%), 두통(13%), 기타 증상(7%)이 뒤를 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명절에 소화기 증상을 겪게 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스트레스다. 음식물을 소화하는 데 가장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는 위는 자율신경의 영향을 받고, 자율신경은 감정이나 정서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즉 불안이나 스트레스 같은 자극이 자율 신경계를 자극하면 위의 운동을 방해하고 이게 소화불량이나 복통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 ‘추석증후군’ 설사 변비 소화불량…스트레스, 과식에 주의.

명절 때 변비나 설사를 겪는 사람도 많은데 이 역시 스트레스가 원인인 경우가 많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교감신경이 흥분해 순간적으로 많은 혈액을 근육에 공급하고 상대적으로 소화기관에는 평소보다 적은 양의 혈액만 있게 되는데, 이럴 때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소화기관의 운동이 느려져 소화불량이나 변비가 생길 수 있다.

또 스트레스를 받으면 몸에서 아세틸콜린이라는 신경호르몬이 나와 위액이 과다하게 분비되기도 한다. 과다 분비된 위액이 십이지장에서 미처 중화되지 못한 채로 소장에 오게 되면 소장과 대장의 음식물을 빨리 내려 보내 설사를 하게 된다.

스트레스에 의한 소화기증상은 심리적 안정을 취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장시간의 운전이나 이동 중, 또는 추석 음식을 만드는 도중 잠깐씩 휴식시간을 가지도록 해야 한다. 안정된 자세로 눈을 감고 명상을 하거나, 심호흡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운동은 엔도르핀을 생성해 긍정적인 생각에 도움을 주므로 가족들과 산책 등의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것도 좋다.

명절에는 과식 때문에 소화불량을 겪는 경우도 많다. 음식물은 위의 수축작용에 의해 잘게 분쇄되는 과정을 거치는데, 과식을 하게 되면 위가 비정상적으로 팽창해 제대로 음식을 분쇄할 수 없게 되면서 소화장애가 일어날 수 있다. 갈비찜·각종 전·잡채 등 추석 때 먹는 대부분의 음식이 기름진 것도 소화불량을 잘 일으키는 원인이다.

비에비스 나무병원 민영일 대표원장은 "지방이 많은 음식은 위의 소화 능력을 떨어뜨려 소화불량을 일으키기 쉽다"면서 "조리시부터 기름을 적게 사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나물 등은 볶는 대신 무치는 조리법으로 바꾸고, 튀김은 최대한 튀김옷을 얇게 입혀 기름의 흡수를 줄이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