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인천유나이티드FC 소속의 한 선수가 중고차 사기 혐의로 피소, 경찰 조사를 받았다.
이 축구선수는 “자신도 피해자”라고 주장하며 상대방인 차량 딜러를 사기 혐의로 맞고소했으나 경찰은 양측 모두가 '중고차 삼각 사기' 피해자로 보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4일 인천 남동경찰서의 발표에 따르면 중고차 딜러 A(28)씨는 "차량 사기를 당했다"며 인천유나이티드FC 소속 축구선수 B(28)씨를 최근 경찰에 고소했다.
경찰에서 A씨는 "지난달 23일 인천 남동구의 한 호텔 입구에서 B씨와 만나 외제차 '레인지로버'를 넘겨받기로 했다"며 "차량을 확인한 뒤 매매계약서를 쓰고 5천900만원을 입금했는데 차량을 건네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A씨는 B씨의 요구에 따라 B씨의 지인 계좌로 차량 대금을 입금했으며, 당일 차량 소유주 이전까지 완료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차량 대금을 입금한 이후 B씨가 자신의 지인과 전화통화를 하며 돈이 들어온 것을 확인했는데도 차량을 넘기지 않았다"며 "저녁에 울산과 시합이 있다고 그냥 가버렸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B씨는 "차량 소유주 이전까지 해줬는데도 중고차 대금을 받지 못했다"며 자신도 피해자라고 맞섰던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결국 당일 축구경기가 끝날 때까지 문학경기장 인근에서 기다렸다가 B씨와 함께 경찰서를 찾아 고소장을 제출했다.
B씨는 경찰에서 "차량을 중고차 매매 사이트에 올렸는데 어떤 사람이 6천500만원에 사겠다고 연락했다"며 "돈을 주지 않아 차량을 건네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B씨도 지난 1일 A씨를 사기 혐의로 맞고소했다.
경찰은 이들이 중고차 판매자와 구매자 사이에서 차량 대금만 가로채는 일명 '삼각 사기' 피해를 본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앞서 경기도 부천 원미경찰서는 이달 초 중고차 사기 혐의로 총 전과 84범의 30대 남성 2명을 검거한 바 있다.
이들 또한 실제 차량 판매자와 구매자를 만나게 한 뒤 차량이 매매된 직후 자신들의 대포통장으로 차량 대금을 받아 챙겼다.
경찰은 조만간 A씨와 B씨를 다시 불러 정확한 사실 관계를 조사하는 한편 A씨로부터 차량 대금을 받은 인물의 행방을 쫓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중간 개입 인물의 신원이 전혀 드러나지 않았다"며 "계좌 추적 등을 통해 신원을 확인하는 등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