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진학 시 이공계와 예체능계 전공을 희망하는 학생이 인문사회대 진학생보다 원하는 대학과 전공을 실제로 택할 확률이 더 높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또한 정시보다는 수시모집에 지원하는 고교생들이 원하는 대학·전공을 택할 확률이 높았다. 반면 부모 소득이 높을수록 원하지 않는 대학·전공에 진학할 가능성이 커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와 같은 결과는 4일 성균관대 대학교육혁신센터 윤수경 선임연구원 등 연구진이 한국교육개발원에 최근 제출한 '대학·전공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분석'에 발표됐다. 이 조사에 따르면 예체능계 대학 진학자는 인문·사회계 진학자보다 원하는 대학·전공을 선택해 진학한 경우보다 3.12배나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교육개발원의 한국교육종단연구 7차년도(2011년)에 대학에 입학한 학생 중 1천937명을 분석해 이와 같은 결론을 도출했다.

논문에 따르면 이공계열 진학자는 인문·사회계열 진학생보다 원하는 대학과 전공을 선택해 진학한 비율이 1.64배 높았다.

연구진은 고교생의 대학 이공계열 선택에는 성적보다 교과목에 대한 선호가 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는 기존 연구 결과들과도 일맥상통한다고 봤다.

한편 한국 고3 학생들의 상당수가 원하는 대학과 전공으로 진학하고 있지 못하다는 분석도 제시됐다.

논문은 대학·전공 모두 1순위를 선택하는 경우(선택1), '전공은 1순위, 대학은 2순위 이하'(선택2), '대학은 1순위, 전공은 2순위 이하'(선택3), 대학과 전공 모두 2순위 이하를 택하는 경우(선택4)로 나눠 분석했다.

각 선택지에 대한 학생 비율은 대학과 전공 모두 2순위 이하를 택하는 경우가 42%로 가장 많았다. 이어 선택2(34%), 선택1(18%), 선택3(6%) 순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상당수 학생이 원하는 대학과 전공으로 진학하고 있지 못하며, 대학보다는 전공을 우선해 선택하는 경향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부모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원하지 않는 전공과 대학을 택할 확률이 커진다는 분석도 함께 나왔다.

논문은 "가구소득이 늘면 선택 1에 비해 선택 4의 확률이 높아졌는데, 이는 가구소득이 높을수록 원하지 않는 대학과 전공을 선택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가구 소득이 높으면 원하는 대학과 전공에 대한 목표치도 높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밝혔다.

논문은 또한 수시 모집으로 진학하는 학생들이 정시로 입학하는 학생들에 비해 원하는 대학과 전공을 택해 진학하는 경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수시로 입학하는 학생들은 원하는 대학·전공에 진학했기 때문에 좀 더 대학생활에 적응을 잘하고 중도탈락률도 낮게 나타날 것으로 추정하기도 했다.

“고교 일선 현장에서는 수시를 지원하는 학생들뿐만 아니라, 정시로 입학하는 학생에게도 자신이 원하는 대학과 전공을 선택해 지원하고 진학할 수 있도록 돕는 진로지도가 필요하다”는 것이 논문의 지적이다. [미디어펜=이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