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14일 오후 1시35분경 명태균씨와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경남 창원시 창원지법에 나타났다.

명태균씨와 김 전 의원은 김 전 의원을 국회의원 선거 후보자로 추천하는 일에 대해 김 전 의원 회계책임자였던 강혜경씨를 통해 7600여만원을 주고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를 받고 있다.

2022년 6월 1일 실시된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김 전 의원이 경남 창원의창 국민의힘 후보로 전략공천되도록 명씨가 힘을 쓰고, 향후 선거에서도 전략공천을 받을 수 있게 해주겠다는 명목으로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다.

김 전 의원은 2022년 8월부터 2023년 11월까지 매달 20일 전후로 16회에 걸쳐 명씨 측에게 이를 송금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이 사건에서 명씨의 영장청구서에 "국민의힘 당대표, 대통령 후보 부부와 친밀한 관계라고 주장하고 주변에 이를 과시하며 김 전 의원 공천과 관련해 세비를 교부받고, 5선 국회의원(김영선)을 내세워 공천을 받고 싶어 하는 사업가들에게 거액을 교부받았다"고 적시했다.

여기서 적시된 '대통령 후보'는 윤석열 대통령이다. 윤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과 연결되는 대목이다.

민주당이 최근 공개한 2022년 5월 9일 통화 녹취파일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명씨와의 통화에서 "김영선이 좀 해줘라 그랬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의원은 윤 대통령과 명씨가 통화한 다음 날, 경남 창원의창 국민의힘 후보 공천이 확정됐다.

14일 창원지법의 정지은 영장전담부장판사는 명씨와 김 전 의원에 대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갖는다.

명씨가 김 전 의원에게서 받은 자금의 성격을 재판부가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 명씨의 구속 여부가 정해질 전망이다. 문제는 자금의 성격을 판단하는데 있어서 '공천 개입 여부'가 결정적이라는 점이다.

우선 명씨는 윤 대통령과의 통화 내용에 대해 상황을 확인하려는 목적으로 연락을 시도해 대화를 나눈 것일 뿐이고, 공천에 개입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문제의 자금에 대해서도 명씨는 김 전 의원 회계책임자였던 강씨에게 빌렸던 돈을 받은 것이라는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 반대로 강씨는 명씨가 공천 대가로 받은 것이 맞다는 주장이다.

'공천 개입' 여부에 대해 팽팽히 맞서고 있다.

결국 재판부가 정치자금법 위반이 맞다고 보고 명씨의 구속영장을 발부한다면, 향후 검찰의 수사는 실제로 윤 대통령이 공천 개입에 연루되었는지 나아갈 가능성이 높다. 검찰이 명씨를 구속기소하기 위해선 공천 개입의 실체를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 부부가 명씨로부터 여론조사 등 지원을 받고, 그에 대한 대가로 김 전 의원의 전략공천에 개입했을지 검찰 수사가 이어질 전망이다.

또한 이와 맞물려 명씨가 윤 대통령에게 유리하도록 각종 여론조사를 조작했을지 여부, 명씨가 지난해 창원산단(국가첨단산업단지) 후보지 지정 과정에 관여한지 의혹 또한 검찰이 앞으로 밝혀야 할 수사 대상으로 꼽힌다.

이날 밤 재판부가 어떤 결론을 내릴지에 따라 검찰 수사 방향이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