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기자]당창립 70주년 기념 대규모 열병식에 모습을 드러낸 김정은 국방위원장의 모습으로 추정되는 건강상태와 관련된 보도들이 줄을 잊고 있다.
10일 주요언론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이날 노동당 창건 70주년 열병식에서 단상을 짚은 채 육성연설을 한 것을 두고 일부에서 건강 이상설이 제기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연설 내내 두 팔로 단상을 짚은 채 쉰 목소리로 준비된 원고를 읽었다.
화면을 통해 연설 모습을 본 전문가들은 이 것만으로는 김 위원장의 건강상태를 추정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기본적으로 고정된 화면에 비친 모습인데다 김 위원장처럼 습관적으로 단상을 짚은 채 연설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A 대학병원의 정형외과 교수는 "TV 화면 속 얼굴이나 몸의 형체로 건강상태로 질환 여부를 예측하는 것은 오류가 있을 수 있다"면서 "몸이 고도비만으로 추정된다는 것 말고는 화면 속 모습으로 질환을 추정하기는 어려웠다"고 말했다.
B 대학병원의 신경외과 교수도 "팔로 단상을 짚은 채 연설했다는 것은 평소 행동과 연관성이 클 수 있어 의견을 제시하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고도비만에다 과거 '족근관증후군'(足根管症候群:Tarsal Tunnel Syndrome)을 앓았던 병력으로 미뤄 허리나 관절에 이상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견을 내놨다.
국가정보원은 지난해 김정은 위원장이 족근관증후군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공개한 바 있다.
족근관증후군은 발목 안쪽 복숭아뼈 아래 부위를 지나는 후경골신경이 무엇인가에 눌려서 생기는 질환을 말한다. 쉽게 말해 손이 저리고 아픈 '수근관증후군(손목터널증후군)'이 발에 생긴 것으로 보면 된다.
신경이 눌리는 원인은 혹(결절종)이나 골절, 염증 등으로 다양하다. 염증은 복숭아뼈 주변 조직의 압력을 높이면서 마치 혹이 신경을 누르는 것과 같은 통증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 질환은 만성신부전이나 당뇨가 있으면 조금 더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실제로 김 위원장은 과거 다리를 심하게 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만약 이 질환이 아직도 김 위원장을 괴롭힌다고 가정하면 오랫동안 서서 연설을 할 경우 저리저림 증상이 심해져 팔로 단상을 짚은 채 연설을 할 수밖에 없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고도비만에 따른 척추질환 가능성과 통풍 등의 기저질환도 추정해 볼 수 있다. 과도한 몸무게가 척추에 무리를 주면서 오랫동안 서 있는 자체가 힘들어졌거나 통풍에 의한 통증이 심해졌다는 분석이다.
C 관절·척추병원의 한 전문의는 "족근관증후군은 발바닥이 저리고 아픈게 대표적 증상"이라며 "수술하면 증세가 호전되기는 하지만 완치까지 회복은 더딜 수 있기 때문에 김 위원장의 연설 모습과 연관지어 설명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의견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