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 한 유명 고등학교 야구부원이 외국 전지훈련 중 후배를 때리고 추행등을 일삼은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11부(심우용 부장판사)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아동 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18)군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15일 밝혔다.
서울의 한 고등학교 3학년으로 이 학교 야구부원이던 A군은 대만에서 전지훈련을 하던 지난 1월15일부터 2월5일까지 야구부 1학년 후배 B(16)군을 야구방망이 등으로 때리고 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법원에 따르면 A군은 B군이 자신의 물품을 챙기지 않거나 자신과 카드놀이를 하다 돈을 모두 잃어 게임을 그만 하겠다고 했을 때 등 여러 이유로 B군에게 '엎드려뻗쳐'를 시킨 뒤 야구방망이로 엉덩이를 때렸다.
또 A군은 B군에게 "옷을 벗고 잠을 자고, 오전 1시부터 6시까지 매시간 표정을 바꿔가며 사진을 찍으라"고 시겼으며 B군이 말을 듣지 않았다는 이유로 옷을 벗게 한 채 야구방망이로 때리기도 했다. 엉덩이에 펜으로 글씨를 쓰는 등 추행도 했다.
A군의 가혹행위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심지어는 B군을 나무에 매달리게 하고, 바닥에 떨어지자 나뭇잎에 밥과 반찬을 싸서 먹게 한 일도 있었다.
A군은 지난해 국내에 있을 때도 2학년 후배 C(17)군이 말을 듣지 않았다는 이유로 야구방망이를 휘두르거나 수업 중 빠져나와 자신과 함께 노래방, 병원 등에 동행하도록 했다. C군의 휴대전화를 빼앗아 음란 동영상을 보기도 했다.
재판부는 "운동부 선배 지위를 이용해 폭력범죄와 성범죄를 저질러 죄질이 나쁘고 이 때문에 나이 어린 피해자들이 큰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범행이 '장난에 불과했다'든가 '후배 노릇을 제대로 못했기 때문'이라며 진지한 반성의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다만 "피고인이 어린 나이부터 운동부 내 폭력 관행에 익숙해진 상태에서 범행한 것으로 보여 다소 참작할 바가 있고 형사처벌을 받은 적이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