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수 NO"…한국GM, 한국시장에 진심 담았다
2025-03-20 15:44:34 | 김연지 기자 | helloyeon610@gmail.com
한국GM 노사 대표단, 미국 본사 경영진 면담
"올해 전기차·내연기관 등 신차 출시 계획"
"판매 대수보다 수익 향상에 초점…견실한 기업 위해 노력"
"올해 전기차·내연기관 등 신차 출시 계획"
"판매 대수보다 수익 향상에 초점…견실한 기업 위해 노력"
[미디어펜=김연지 기자]최근 한국GM을 둘러싼 철수설이 계속해서 확산하고 있지만 회사 측은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한국GM은 GM 본사와의 협의를 통해 한국GM의 역할을 재확인하는 한편, 국내 서비스 품질 향상에도 힘을 쏟는 등 한국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GM은 최근 미디어를 대상으로 서울 영등포 GM 직영 서울서비스센터와 국내 서비스 품질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소개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번 행사가 철수설에 휩싸인 한국GM의 국내 사업에 대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한국GM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완성차 관세 예고로 철수설에 불이 붙으면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상호, 부문별 관세도 예고한 대로 4월 2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4월 2일은 우리에게 '해방의 날'이 될 것"이라며 "이전의 멍청한 대통령들이 뭘 하는지도 모른 채 포기했던 부를 되찾을 것이다. 이미 수십억 달러를 되찾았고 4월 2일부터는 더 많은 돈이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관세가) 어떤 경우에는 동시에 부과될 것"이라며 "그들이 우리에게 부과하면 우리도 그들에게 부과할 것이다. 그에 더해 자동차와 철강, 알루미늄 등에 추가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반도체, 제약 등에 부과하는 품목별 관세와 상대국의 관세·비관세 무역 장벽 수준 등을 고려해 부과하는 상호 관세가 '중복 적용' 될 수도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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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헥터 비자레알 한국GM 사장./사진=한국GM 제공 |
◆ "철수설 근거 없어…신차 출시·연구개발 지속"
최근 한국GM을 둘러싼 철수설이 계속해서 확산되고 있지만 회사 측은 이를 강하게 부인하며, 신차 출시와 연구개발 지속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
한국GM 관계자는 "올해 전기차, 내연기관차 등 다양한 신차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아직 자세한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내부적으로 굳건한 플랜을 갖고있다"며 철수설을 불식시켰다. 그러면서 "회사는 내실을 다지며 견실한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GM이 연구개발 투자에 소극적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관계자는 "투자 없이 연구개발이 지속될 수 없다"며 "GM 내에서도 한국GM의 연구개발 조직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GM 북미를 제외하면 한국GM이 가장 큰 연구개발 조직을 갖추고 있으며, 3000명의 연구개발 인력이 다양한 차종을 개발하고 있다"며 "내연기관차뿐만 아니라 전기차 등 다양한 차량을 연구·개발하고 있으며, 한국에서 판매되지 않는 차종까지도 연구를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GM은 판매 대수보다는 수익성 향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박리다매 방식이 아닌, 수익성 있는 사업 구조를 유지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한국GM은 지난해 전년 대비 6.7% 증가한 49만9559대를 판매했다. 전체 판매량이 증가하긴 했지만 국내 판매량은 30.8% 급감한 2만4824대 수준에 불과하다. 85%가량의 물량이 수출되고 있다.
한국GM 관계자는 "내수 판매가 많지않다 보니 그 부분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면서도 "한국GM은 판매 대수보다는 수익성 향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수익성 있는 견실한 기업을 위해 많이 연구하고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한국GM은 지난 2022년부터 2년간 1조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돌파하는 등 대규모 이익을 실현하고 있다.
◆ 세계 최대 'GM 직영' 서비스센터 공개
한국GM은 한국 시장에서 철수설을 불식시키기 위해 지속적인 서비스 품질 개선에도 나서고 있다. 한국GM은 지난해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이 주관하는 한국산업 서비스품질지수(KSQI) 자동차 AS 부문에서 6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이러한 한국GM의 서비스 품질 강화를 상징하는 것이 서울서비스센터다. 한국GM은 최근 서울 영등포 GM 직영 서울서비스센터에서 미디어 투어를 열고, 한국 시장에서의 진정성을 강조했다. 서울서비스센터는 GM의 모든 브랜드 신차 구매와 정비가 가능한 국내 최대 규모의 시설이다. 하루 100대의 차량을 정밀 진단·수리할 수 있으며, 최첨단 설비를 갖추고 있다.
서울서비스센터는 지하 3층~지상 8층 규모로, 연면적이 2만6252㎡(7941평)에 달한다. 기존 규모(1만725㎡) 대비 245% 넓어진 대규모 시설이다. 한국GM이 국내에서 직영 서비스센터를 운영하는 것은 전 세계 GM 법인 중 유일하다. 이는 한국 시장에 대한 GM의 지속적인 투자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윌리엄 헨리 GM 해외사업부문 애프터 세일즈 서비스 전무는 "다른 나라에선 GM과 고객 사이에 대리점이나 서비스센터가 있지만, 한국에서만 유일하게 직영 정비사업소를 운영한다"면서 "GM이 가진 서비스센터 중 최대 규모"라고 설명했다.
헨리 전무는 "미국, 두바이, 멕시코에서도 일했지만 제 커리어를 통틀어 이처럼 고객에게 직접 다가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직영 사업소를 통해 고객 목소리를 경청하고 혁신과 전략을 세워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 GM 본사 방문…한국GM 역할 강조
트럼프 대통령의 자동차 관세 정책은 한국GM에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GM의 생산량 중 85%가량이 미국으로 수출되기 때문에 관세 부과 시 가격 경쟁력이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GM이 철수보다는 한국GM의 역할을 유지하는 것이 더 경제적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GM 입장에서 한국GM을 대체할 생산 기지를 새롭게 구축하는 것은 막대한 비용이 소요될 뿐만 아니라, 기존의 글로벌 생산 체계를 다시 조정해야 하는 부담도 크다. 특히 한국GM은 GM 글로벌 공장 중 유일하게 쉐보레 트랙스를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기지로 운영되고 있어, 한국 공장을 폐쇄하는 것은 쉽지 않은 선택이다.
한국GM 노사 대표단은 지난 15일부터 22일까지 미국 GM 본사 및 현지 공장을 방문해 한국GM의 중요성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헥터 비자레알 한국GM 사장과 로버트 트림 한국GM 노사협력 부문 부사장, 안규백 금속노조 한국GM지부 지부장 등이 출장길에 올랐다.
이들은 출장 기간 중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GM 본사를 방문해 실판 아민 GM 해외사업부문(GMI) 사장 등 글로벌 임원진과 만나 한국GM의 중요성과 역할에 대해 적극 어필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GM 본사가 2027년 이후 한국 공장 생산 계획에서 추가 신차를 배정하지 않을 경우, 철수설이 더욱 확산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 신차 배정 문제를 주요 의제로 다룰 것으로 알려졌다.
노사 대표단은 GM 본사 방문뿐만 아니라 GM의 주요 공장을 직접 둘러보며 최신 산업 동향과 생산 기술을 벤치마킹할 계획이다. 오는 21일까지 GM 로물루스 파워트레인 공장, 전기차를 주로 생산하는 팩토리 제로 공장, SUV를 만드는 랜싱 델타 공장, 차량 부품을 생산하는 폰티액 스탬핑 공장을 방문할 예정이다. 또 전미자동차노조(UAW) 지도부와도 만남을 갖고,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변화와 한국GM의 역할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