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허제' 혼란 겪는 아파트값...향후 전망은?
2025-03-23 09:38:42 | 조성준 기자 | abc@mediapen.com
토허제 해제 하자마자 불붙은 강남 집값, 7년 만에 최대 상승폭
토허제 재지정·대출규제 강화로 관망세 짙어져…보합 전환 유력
토허제 재지정·대출규제 강화로 관망세 짙어져…보합 전환 유력
[미디어펜=조성준 기자]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해제 후 재지정 해프닝을 겪으면서 출렁인 아파트값이 향후 어떤 흐름을 보일지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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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시민이 빼곡하게 밀집된 서울의 아파트를 바라보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23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아파트 매매가는 토허제 해제 이후 재지정 발표 직전까지 7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하며 폭등했다.
다만 치솟은 강남 3구 집값은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을 계기로 대출 규제와 맞물려 보합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 강남 3구의 부동산 가격은 지난달 토허제 해제 발표 이후 가파르게 상승했다.
한국부동산원의 '3월 셋째 주(지난 17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조사'에 의하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25% 상승했다.
서울 아파트값은 토허제 해제 이후인 2월 셋째 주부터 이달 둘째 주까지 0.06%→0.11%→0.14%→0.20% 등으로 상승 폭을 매주 키워가고 있다.
이번에 토허제 대상에 포함된 강남구는 대치동과 압구정동 주요 단지의 가격 상승에 힘입어 전주보다 0.14%포인트 오른 0.83%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약 7년 전인 2018년 1월 넷째 주(0.93%)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송파구도 0.79% 오르며 2018년 1월 셋째 주(1.36%) 이래 가장 높은 상승률을, 서초구 역시 2018년 1월 넷째 주(0.78%) 이후 가장 높은 0.69%의 상승률을 각각 기록했다.
이밖에 용산구(0.34%)도 전주(0.23%)보다 상승 폭을 키운 것은 물론 작년 8월 둘째 주(0.36%) 이래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강남 3구 아파트값 급등은 토허제 해제에 원인이 있다. 오는 24일부터 토허제가 강남3구와 용산구에 확대 적용되는 등 재지정되면서 향후 집값 흐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토허제 해제가 결국 강남 3구에 갭투자를 가능케 하는 제도였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토허제 재지정이 갭투자를 막아 거래량을 줄일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강남 3구 아파트값은 이미 많이 올라서 대부분 사람들이 실거주를 위해 매입하기에는 어려운 자산이 됐다"면서 "이번 폭등도 갭투자가 가능해 가격적으로 접근성이 있었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고 했다.
대출 규제도 집값 상승을 억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토허제 재지정을 발표한 지난 19일 다주택자의 신규 주택담보대출을 제한하고 갭투자(전세 낀 매매) 방지를 위해 조건부 전세대출도 제한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또한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오는 24일부터 수도권의 신규 분양 주택을 담보로 디딤돌 대출을 신청하는 경우 0.1%포인트(p)의 우대금리 혜택을 받지 못하도록 금리구조를 개편하는 방침을 4대 시중은행에 전달했다.
금융 당국이 서울 및 수도권·다주택자·갭투자 등 부동산 가격을 자극할 수 있는 요소에 제동 장치를 걸어놓으면서 집값 과열을 차단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셈이다.
이에 강남 3구 역시 최근 집값 폭등이 하나의 해프닝으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 토허제 해제 외에 별다른 상승 동력이 없는 상황이라는 점도 향후 강남 집값도 보합세로 점진 전환할 것이라는 추측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토허제 해제 이전에는 강남 아파트들도 소폭 하락세로 돌아섰고 그 추세가 대세로 이어지는 단계였다"면서 "서울시 등 관계 당국이 잘못을 인정하고 신속하게 토허제 재지정에 나서면서 시장은 토허제 해제 전 분위기로 돌아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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