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유망 사업으로 꼽히는 전장 분야
1000조원 시장 성장 전망에 경쟁 가열
[미디어펜=김견희 기자]삼성전자가 미래 성장 동력으로 전장(차량용 전자·전기 장비) 분야를 선정하고 사업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자동차 성능의 핵심이 엔진에서 소프트웨어로 바뀌는 산업 흐름에 따라 전장 산업이 부각되면서, 선제적으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이 22일 레이 쥔 샤오미 회장을 샤오미 전기차 공장에서 만나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중국 샤오미 웨이보 캡처


24일 업계에 따르면 자동차 산업은 과거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최근 전기차(EV) 같은 친환경 중심으로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다. 차량 성능이 엔진에서 소프트웨어로 바뀌는 과도기에 있다. 이 과정에서 ADAS(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등 자율주행화 기술에도 속도가 붙으며 전장 산업에 대한 수요도 커지고 있다.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시장 유망성도 높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세계 전장 시장 규모는 지난해 4000억 달러(약 552조4800억 원)에서 2028년 7000억 달러(약 966조8400억 원)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내다본 삼성전자는 지난 2016년 인수한 하만(디지털 계기판, 스피커 등)을 중심으로 전장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인수 직후인 2017년 하만의 영업이익은 600억 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영업이익은 1조3000억 원까지 성장하면서 알짜 자회사로 자리매김 했다. 지난해 매출고는 14조2500억 원이었다. 인수 후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고 전장 설루션에 주력한 결과라는 평가다. 

이 밖에도 차량용 반도체는 삼성전자에서 디스플레이는 삼성디스플레이,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는 삼성전기에서 배터리 사업은 삼성SDI에서 관여하고 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에선 자율주행칩 개발사들의 반도체를 양산 중이기도 하다. 

   
▲ 지난 19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6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에서 신제윤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과 사외이사들이 하만 전장과 오디오를 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이재용 회장, 전장 분야서 눈에 띄는 행보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글로벌 행보도 전장 사업 확대를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3일 중국고위급발전포럼(CDF) 참석 차 중국을 방문한 이 대표는 베이징의 샤오미 전기차 공장을 방문해 레이쥔 샤오미 회장, 린빈 샤오미 부회장, 크리스티아누 아몽 퀄컴 CEO 등을 만났다.

이어 벤츠, BMW 등 글로벌 총수와도 회동을 가졌는데, 이는 전장 관련 다양한 협력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샤오미의 경우 스마트폰 모바일 기기 등 기존 가전 영역을 넘어 전기차 분야로 사업을 다변화하고 있다. 샤오미는 지난해 전기차 SU7을 처음 선보이기도 했다. 

이러한 점에서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부가 차량용 메모리반도체를 공급하거나 샤오미가 설계한 차량용 시스템온칩(SoC) 제조 물량을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맡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 같은 행보는 작년에도 찾아볼 수 있다. 지난해 10월 취임 2주년 즈음 글로벌 1, 3위 완성차 업체와 연달아 회동을 가졌다. 또 5월에는 일론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를 만나기도 했다. 이러한 행보로 인해 이재용 회장이 차량용 전장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관련 사업을 진두지휘 하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외에도 삼성SDI는 지난해 스텔란티스와 미국 내 배터리 셀·모듈 합작법인을 세우고 북미 전기차 시장에 진출하기도 했다. 합작법인 설립 배경에는 이 회장이 과거 스텔란티스 최대주주인 엑소르 사외이사를 지낸 것이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이 전장 분야에서 미국·중국 기업들과 동맹을 맺고 새 활로를 찾아나갈 것이라는 업계의 기대감이 높아진다"며 "미·중 갈등이 정점에 달하고 있는 글로벌 경영 환경 속에서 양국 주요 기업들과의 관계 강화로 리스크를 최소화해나갈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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