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승부수' 던진 미래에셋운용…점유율 경쟁 다시 불붙나
2025-03-25 11:21:02 | 이원우 차장 | wonwoops@mediapen.com
레버리지·인버스 ETF 수수료율 인하 검토…지난달 이어 신경전 예상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180조원 규모의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내부의 점유율 경쟁이 최근 들어 더욱 뜨거워지고 있는 가운데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레버리지·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 수수료를 파격적인 수준으로 대폭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업계 파장이 예상된다. 경쟁사인 삼성자산운용 입장에서 레버리지·인버스 ETF는 양보할 수 없는 시장인 만큼 업계 전반의 '2차전' 양상이 뚜렷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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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0조원 규모의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내부의 점유율 경쟁이 최근 들어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
25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던 운용업계 내부 점유율 다툼이 다시금 열기를 더하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내달 'TIGER 레버리지', 'TIGER 코스닥150 레버리지', 'TIGER 인버스' 등 국내 지수 기반의 레버리지‧인버스 ETF의 운용보수를 인하할 예정이라고 예고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인하폭이다. 예를 들어 'TIGER 레버리지'의 경우 대표적인 업계 경쟁 상품인 삼성자산운용 'KODEX 레버리지'(0.64%)의 100분의 1 수준인 연 0.0064%로 운용보수율을 낮추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이 정도 요율이면 사실상 수익을 포기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수수료 인하는 금융감독 당국과의 협의와 승인이 필요한 부분이라 당장 수수료율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나, 미래에셋의 방향성만큼은 뚜렷한 것으로 감지된다. 특히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의 의사가 명확한 것으로 전해진다. 즉, 박 회장이 초고위험 상품에 대해선 운용사가 수익을 기대하기보단 투자자 보호조치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사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움직임은 결국 삼성자산운용과의 ‘재대결’을 야기할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번에 미래에셋이 수수료율을 인하하려는 레버리지‧인버스 ETF는 삼성운용의 주력상품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단, KODEX 레버리지 시가총액은 약 2조2700억원 수준으로 TIGER 레버리지(472억원)의 48배 수준으로 압도적인 차이가 있다. 그렇기에 오히려 후발주자 입장인 미래에셋이 더욱 공격적인 전략을 세울 수 있었던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달에도 미래에셋운용은 미국 S&P500과 나스닥100을 추종하는 ETF 총보수를 업계 최저로 낮추자 삼성운용이 하루 만에 대응하는 등 한차례 신경전이 있었다. 이번 사례는 삼성운용-미래에셋운용의 1‧2위 다툼, 한국투자신탁운용-KB자산운용의 3‧4위 다툼 등 순위권별로 뚜렷하게 나뉘는 자산운용업계의 경쟁 추이를 가속화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