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서 3.6조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 가져
‘유럽 방산 블록화’를 넘기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는 점 강조
차입 시 부채비율 380%로 높아져…“주주환원 최선 다할 것”
[미디어펜=박준모 기자]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대규모 투자를 통해 주주이익을 극대화하고 K-방산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특히 최근 발표한 3조6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대해 주주와의 소통을 통해 최선의 선택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가 25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손재일 “3.6조원 유상증자는 글로벌 기업 도약 위한 것”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5일 경기 성남시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주총에서 손재일 대표이사는 유상증자 관련 주주와의 소통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손 대표는 “유럽연합의 군수품 역내 조달 등 이른바 ‘유럽 방산 블록화’와 선진국 경쟁 방산업체들의 견제를 뛰어넘기 위해 현지 대규모 신속 투자가 절실하다”며 유상증자에 대한 필요성을 설명했다. 

특히 이번 유상증자는 글로벌 기업으로 한 단계 더 도약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유럽은 ‘방산 블록화’에 나섰고, 미국에서는 해양방산 및 조선해양 산업 복원이 중요하다. 이에 3조6000억 원의 유상증자를 통해 투자에 나서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3조6000억 원의 투자 계획을 살며보면 해외 방산에서는 미국 원료화약 및 추진제 공장 등 설립에 1조 원, 사우디 합작법인(JV) 설립과 폴란드 천무 유도탄 현지 생산을 위한 JV 설립 등에서 6000억 원을 포함래 총 1조6000억 원을 투입한다. 

국내 방산에서는 포탄용 추진장약 생산능력 확대, 생산 효율성 증대 및 물류센터 등 설비 운영 투자에 9000억 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해외 조선소 확보 등을 위한 투자에는 8000억 원이, 무인기용 엔진 개발 및 양산 시설 구축에는 3000억 원이 투입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3조6000억 원 유상증자를 통해 2035년 매출 70조원, 영업이익 10조원을 달성할 계획이다.

손 대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유상증자를 통해 회사의 가치를 극대화하고, 소액 주주를 포함한 모든 주주들의 미래 가치 보호와 제고를 최우선으로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전했다.

   
▲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25일 정기주주총회를 진행하고 있다./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미래 먹거리 위한 투자…“부채비율 때문에 차입은 어려워”

주총에서 유상증자 관련 별도의 질의응답 시간을 갖기도 했다. 손 대표는 질의응답에서 “세계 각지의 분쟁과 긴장 구조, 유럽을 포함한 다수 국가들의 국방비 증대 움직임, 미국 트럼프 정부의 한국 조선업에 대한 기대 등은 우리에게는 큰 기회”라면서도 “글로벌 방산 기업 간의 경쟁 심화, 각 국가 간의 방위산업 재정비,또 이후 군수품 영내 조달 움직임과 외부로부터의 진입 장벽을 쌓고 있는 점 등은 우리에게 위기로 다가오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어 내기 위해서는 적극적이고 신속한 대응이 필요하다”며 “회사는 해외 생산을 위한 현지 공장 설립과 방산 협력을 위한 기본 투자, 해외 조선 거점 확보를 위한 시설 및 기본 투자, 국내 생산 능력 증대를 위한 시설 투자, 수요 확대가 예상되는 무인기 관련 투자 등을 신속히 단행할 예정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사상 최대인 1조7000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면서 안정적인 현금 확보가 가능한 상황에서 유상증자를 단행했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손 대표는 “대규모 투자를 단기간 내에 집행할 계획을 세우다 보니 자금 마련 계획에 애로가 있었다”며 “차입을 통한 투자 계획을 고민해 보았지만 이는 회사 부채비율을 급격히 증가시키는 문제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해외에서 수주할 때 구매 국가들은 부채비율을 살펴본다. 방산 제품은 일반 상용 제품과는 달라서 한 번 구매하면 최소 30년 이상을 사용하기 때문에 유지·보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부채비율은 현재 280% 수준인데 차입을 통해 투자를 한다면 추가로 100%p(포인트) 높아지게 된다. 이렇게 되면 경쟁입찰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해지게 된다. 

손 대표는 “신속하고 과감한 투자를 통해서 현 상황에 적극 대응하고 이를 통한 지속 가능한 성장과 함께 K-방산의 선두주자로서 책임감을 갖고 대한민국 방위 산업 발전에 기여토록 하겠다”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글로벌 시장 지배력 강화와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지속가능한 사업 모델을 구축하고 주주 가치를 제고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상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IR담당 전무는 “5년 이후 먹거리에 대한 질문이 많이 있었는데 회사가 현지화를 통해 새로운 먹거리를 만들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했다”며 “경쟁사들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증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시장점유율이 밀릴 수 있다는 위기감도 있어 투자가 꼭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주주환원 정책과 관련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나오지 않았지만 당연히 주주환원을 해야 한다”며 “주주에 대한 배등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고, 유상증자도 결국 성장으로 이어져 더 큰 기업가치로 보답을 드리겠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주총에서는 김동관 전략부문 대표이사와 안병철 전략부문 사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마이클 쿨터 해외사업 총괄 사장 사내이사 선임의 건이 의결됐다. 이사 수 한도를 기존 7명에서 9명까지로 확대하고, 보수한도 총액은 90억 원에서 110억 원으로 확대하는 안건도 통과됐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