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6일 KBS <낭독의 발견>은 가수 장혜진과 함께 그녀가 쌓아온 21년 음악인생을 들어본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곡절 없는 삶을 살았을 것 같은 장혜진. 하지만 그녀는 이번 기회를 빌려 늘 새로운 전환점이 있었던 자신의 삶을 털어놓는다. 더불어 장혜진처럼 뒤늦게 유학을 떠나, 재즈 피아니스트로 살아가는 임미정 교수가 출연해 교수 장혜진의 면모를 들려준다.
◆"가만가만...나지막하게...”
오늘 밤 그대에게 / 말로 할 수가 없어서 / 이런 마음을 종이 위에 / 글로 쓴 걸 용서해 / 한참을 그대에게 / 겁이 날 만큼 미쳤었지 / 그런 내 모습 이제는 / 후회할지 몰라(...) / 외로이 텅 빈 방에 / 나만 홀로 남았을 때 / 그제야 나는 그대 없음을 / 알게 될지 몰라 / 하지만 그대여 / 다른 건 다 잊어도 / 이것만은 기억했으면 좋겠어 / 내가 그대를 얼마큼 / 사랑하고 있는지를 / 사랑하는지를 / 그대 이제는 안녕 // 가사 『1994년 어느 늦은 밤』中
가녀리고 작은 체구 안에 음악이라는 단단한 에너지를 가진 가수 장혜진. 그녀는 「1994년 어느 늦은 밤」으로 2012년 어느 늦은 밤, <낭독의 발견> 문을 열어주었다. 「1994년 어느 늦은 밤」은 장혜진의 대표곡이기도 하지만, 노래 속에는 남들이 알지 못했던 아픔의 사연이 있었다.
곡이 나올 당시 태어난 딸은 생후 50일 만에 급성폐렴을 앓았고 백일해 증후군으로 전이되며 생사를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한다. 중환자실에 있는 아기를 애타는 마음으로 돌보던 시절에 녹음한 곡에선 장혜진의 울먹임이 고스란히 대중에게 전해졌다.
특히 "외로이 텅 빈 방에 나만 홀로 남았을 때" 라는 가사는 ‘딸아이가 없는 텅 빈 방’이 생각나 슬픔을 주체할 수 없었다고 전한다. 그리고 장혜진은 지난해 서바이벌 경연 프로그램으로 지쳐 있던 시기에 많은 위로 됐다는 차동엽 신부의「바보 ZONE」의 한 구절을 낭독한다.
◆체조선수에서 가수로 전화위복
장혜진은 대학교 3학년,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체조를 전공하던 꿈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고 고백한다. 그러던 중, 텔레비전 광고로 합창단 모집을 본 장혜진은 시험에 응시해 당당히 합격을 따내며, 본격적인 음악생활을 시작하게 된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그렇게 노래에 빠져 있는 사이, 또 다른 꿈을 꾸게 됐다는 장혜진.
그녀는 ‘합창단이 아닌 전문 코러스의 길을 가는 건 어떨까’라는 생각에 곧장 6개월의 합창단 생활을 마무리하고 전문 코러스 단 ‘코리안 코러스’를 결성하게 된 계기와 화려했던 과거사를 들려준다.
장혜진은 그때 당시의 기억은 늘 즐거운 추억이라고 전하며 욕심 없는 삶을 대변하는 이외수 작가의「헌신의 계단」을 들려준다. 이어 달콤한 재즈 연주와 함께 장혜진의 감성적인 목소리로 「I Love You For Sentimental Reasons」을 청해 듣는다.
◆“두 여자, 꿈을 이뤄내다”
교수 장혜진에 대해 궁금증을 풀어 줄 게스트로는 장혜진과 같은 학교에 교수로 재직 중인 재즈 피아니스트 임미정씨가 초대됐다. 임미정은 수학을 공부하던 대학생 시절에 뒤늦게 재즈를 알게 됐고, 꿈에 대한 갈망으로 모든 것을 포기하고 버클리에 오른 길을 전한다.
이에 장혜진 역시, 가수 생활 10년 차에 떠났던 고달팠던 미국 유학 생활기를 공개한다. 그녀는 뒤늦은 유학행이 고되기도 했지만 가수로서 발전하는 데 많은 밑거름이 됐다고 전한다. 임미정은 음악을 하는 자신과 장혜진을 위해 무라카미 하루키의 잡문집에 나와 있는「다른 울림을 찾아서」를 낭독한다.
어떤 사람은 사랑에 서투르고, 어떤 사람은 대화에 서툴다./ 어떤 사람은 화해에 서투르고, 어떤 사람은 이별에 서툴다.(...)/그러나 과연 세상에 서투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세상일이 원래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는 법인데(...)/그리고 서툰 것을 인정하는 순간 그는 이미 서툰 사람이 아니다./ 다만 무언가를 모르는, 그래서 잘 배우려는 학생일 뿐이다.(...)/ 그러니 조금만 자기 자신에게 관대해지자./ 그것이 바로 서툰 사람들이 손톱만큼이라도/ 세상을 잘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이니까 말이다. // 박광수 作『참 서툰 사람들』中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는 장혜진”
지난해,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을 알린 장혜진은 앞으로 이루고자 하는 꿈을 밝혔다.
올해, 준비 중인 앨범에는 시기가 늦어지더라도 꼭 자신이 직접 작곡한 곡을 앨범에 수록하고 싶다는 소망을 비췄다. 그리고 최근 뮤지컬 배우로 데뷔하게 된 작품「롤리폴리」가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길 전한다.
마지막으로 만화가 박광수의 「서툰 사람들」을 장혜진의 낭독에 이어 임미정 교수의 연주곡 「River」를 베이시스트 이순용씨의 깊은 울림으로 운치 있는 겨울밤의 마무리를 장식했다.
목소리라는 악기로 무대를 울리는 가수 장혜진과 함께한 384회 <낭독의 발견> ‘가만가만...깊은 울림으로 - 가수 장혜진’편은 1월 26일 (목) 밤 12시 35분부터 KBS 2TV를 통해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