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HMGMA 준공…"미국 시장 입지 강화·글로벌 도약 가속"
2025-03-27 08:15:42 | 김연지 기자 | helloyeon610@gmail.com
조지아주에 연산 30만 대 규모 현대차·기아·제네시스 통합 스마트 팩토리 완공
아이오닉 5·아이오닉 9 양산…혼류 생산 체제 도입·내년 하이브리드 생산
정의선 "HMGMA는 혁신적 제조 역량 이상의 더 중요한 가치"
아이오닉 5·아이오닉 9 양산…혼류 생산 체제 도입·내년 하이브리드 생산
정의선 "HMGMA는 혁신적 제조 역량 이상의 더 중요한 가치"
[미디어펜=김연지 기자]현대자동차그룹이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 중 하나인 미국에 최첨단 제조 혁신 거점을 구축하며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한 새로운 출발점에 섰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준공을 계기로 글로벌 제조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고, 미래 모빌리티 시대를 선도할 전략적 거점을 확보하게 됐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내 톱티어 자동차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은 26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엘라벨에 위치한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준공식을 열었다.
HMGMA는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성장을 이끌 전략적 생산기지로 미래 모빌리티 구현을 위한 핵심 거점이다. 동시에 한·미 경제 협력 강화와 지속가능한 성장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행사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비롯해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 버디 카터 연방 하원의원, 앙헬 카브레라 조지아공대 총장, 조현동 주미 대사, 장재훈 부회장,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 송호성 기아 대표이사 사장, HMGMA 임직원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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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전경./사진=현대차그룹 제공 |
정의선 회장은 환영사에서 "HMGMA는 혁신적 제조 역량 이상의 더 중요한 가치를 의미한다"며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모빌리티의 미래이며, 바로 이곳에서 그 미래를 함께 열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는 축사를 통해 "HMGMA는 오랜 시간 준비한 결과이며, 현대차그룹의 신속한 결정과 실행력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면서 "조지아주는 이번 프로젝트를 가능하게 한 우수한 대학, 인력 양성 프로그램, 물류, 인프라 등을 기반으로 현대차그룹의 혁신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현장에서 생산된 아이오닉 5에 직접 서명하며 의미를 더했다.
행사장 입구에는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HMMA), 기아 조지아 공장(KaGA), HMGMA에서 생산되는 GV70 전동화 모델, EV9, 아이오닉 5 등이 전시됐으며, 보스턴다이나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팟(SPOT)이 안내를 맡아 현대차그룹의 미국 내 생산 네트워크와 기술 역량이 눈길을 끌었다.
준공식에 앞서 주요 참석자들은 프레스부터 의장까지 이어지는 생산라인을 둘러봤고, 인간 중심 설계에 기반한 로봇 협업 공정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 미국 내 생산 100만 대 체제 구축…현지 전략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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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전경./사진=현대차그룹 제공 |
HMGMA는 현대차그룹의 미국 내 세 번째 생산기지로 연간 30만 대 생산 능력을 갖춘 첨단 기술 기반 스마트 팩토리다. 2022년 10월 착공 이후 2024년 10월부터 아이오닉 5 생산을 개시했고, 2025년 3월부터는 아이오닉 9 양산에 돌입했다.
내년부터는 기아 차종 및 하이브리드 모델도 투입될 예정으로 다양한 친환경차 수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혼류 생산 체제를 갖췄다. 이를 통해 미국 시장 소비자들의 다양한 친환경차 수요를 충족시킨다는 계획이다.
이번 준공으로 현대차그룹은 미국 현지에서 연간 100만 대 생산체제를 완성했다. 2005년 앨라배마 공장 가동을 시작으로 20년 만에 이룬 성과다. 향후 20만 대 추가 증설을 통해 120만 대 체제로 확대할 계획도 세워두고 있다.
2000년 40만 대였던 현대차그룹의 미국 판매는 현지 생산 확대에 힘입어 2006년 75만 대, 2011년에는 113만 대로 급증했다. 지난해에는 171만 대를 기록하며 국내 판매(125만 대)를 넘어섰다.
현지 공장을 통해 고객 니즈에 빠르게 대응한 점이 실적 상승의 배경으로 꼽힌다. HMGMA 역시 전기차, 하이브리드 등 고품질 신차를 적시에 공급해 북미 시장 내 입지를 더욱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 첨단기술 융합한 SDF…AI·로봇이 만드는 '사람 중심' 스마트 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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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MGMA 차체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는 차체가 자율주행 운반 로봇(AGV)에 실려 운반되는 모습./사진=현대차그룹 제공 |
HMGMA는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에서 개발·실증한 첨단 제조 기술을 본격 도입한 소프트웨어 중심 공장(SDF)이다. 공정 전반이 디지털화돼 품질 이상 징후를 사전에 감지하고 인공지능(AI), 로보틱스, 자동화 기술이 결합돼 생산성과 품질을 모두 확보했다.
특히 '메타플랜트'라는 명칭은 '초월'을 뜻하는 '메타(Meta)'와 생산기지 '플랜트(Plant)'의 합성어로, 기존 생산 방식의 한계를 넘어 새로운 제조 철학을 구현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HMGMA 근로자는 '메타프로(Meta Pros)'로 명명됐다.
프레스 공정에는 6800톤급 고속 서보 프레스가 도입됐으며, 패널 홀·크랙 감지 시스템이 수십 대 카메라와 딥러닝을 통해 품질을 감시한다. 차체 공정은 100% 자동화됐고, 도어 간격·단차를 자율 보정하고 도어를 자동 탈착하는 기술이 세계 최초로 적용됐다.
도장 공정에서는 자동 도포 및 검사 시스템을 통해 고품질 외장을 구현하고, 의장 공정에서는 200여 대의 자율이동로봇(AMR)과 48대의 주차로봇이 공정을 지원한다. 보스턴다이나믹스의 스팟(Spot)도 사양 검사를 맡고 있으며, 향후 휴머노이드 로봇 '올 뉴 아틀라스"가 투입될 예정이다.
HMGMA는 단순한 기술 집약을 넘어, 인간 중심 설계를 통해 근무 환경의 질도 높였다. 고중량 부품 조립, 위보기 작업 등으로 인한 근골격계 부상 위험을 줄이기 위해 작업 공정을 자동화했고, 자연 채광이 가능한 개방형 구조로 설계해 쾌적한 작업 환경을 조성했다.
생산라인 외에도 부지 내에 산책로, 운동장, 피크닉 공간 등이 포함된 16만5000㎡(약 5만 평) 규모의 생태공원을 조성 중이다.
◆ 그룹 계열사·협력사 중심 미래차 클러스터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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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양광 발전 패널이 설치된 HMGMA 주차장의 모습./사진=현대차그룹 제공 |
HMGMA 전체 부지 면적은 1176만㎡(약 355만 평)으로 여의도의 약 4배에 달한다. 부지 내에는 프레스, 차체, 도장, 의장 공장뿐 아니라 주요 계열사 및 배터리셀 합작 공장이 위치하고 있으며, 17개 국내 협력사도 동반 진출해 미래차 클러스터를 형성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연간 30만 대 분량의 배터리 시스템을 공급하며, 이 부지는 현대모비스의 글로벌 거점 중 최대 규모다. 현대글로비스는 통합물류센터(CC)와 완성차 관리센터(VPC)를 운영하고, 자율비행 드론으로 부품 재고를 실시간 파악한다.
현대제철은 초고강도강 등 전기차용 강판을 가공해 공급하고 있으며, 현재 연 20만 대분에서 향후 40만 대분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트랜시스는 42만 대 규모의 시트 생산 능력을 갖췄으며, 고품질 시트와 시트 프레임을 공급한다.
이 외에도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셀 공장(연산 30GWh 규모)이 내년 완공을 목표로 건설 중이다. 약 36만 대의 아이오닉 5에 배터리 공급이 가능한 규모다. HMGMA 완성차 공장, 계열사 및 합작사 설립을 위해 80억 달러 규모의 투자가 진행 중이다.
현대차그룹은 수소 및 태양광 기반 물류 체계를 도입해 친환경 제조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HMGMA에 수소 기술을 활용한 친환경 물류체계 'HTWO 로지스틱스 솔루션'을 도입했다.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21대를 활용해 부품과 완성차를 운송하는 등 HMGMA 중심의 수소 모빌리티 생태계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또 현대차그룹은 환경친화적인 공장 운영을 위해 지난해 147MW(메가와트) 규모의 현지 태양광 발전 전력구매계약(PPA)을 체결했다. HMGMA의 넓은 주차장 부지에는 태양광 발전 패널을 지붕에 설치한 구조물들이 대규모로 설치돼 있다.
공장 야외에 설치된 워터타워(급수탑)에는 HMGMA의 환경친화적인 노력이 예술 작품으로 새겨졌다. 지역 유명 예술대학 '서배너 칼리지 오브 아트 앤드 디자인'의 학생들이 공장과 지역사회로 물을 공급하는 워터타워 위에 태양광, 전기차 등 HMGMA의 친환경 모습을 그려냈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