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한국이 전 세계 국가 중에서 주가 하락에 따른 경제적 타격이 미국 다음으로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연합뉴스는 28일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을 인용, 주가 하락에 따른 충격이 국내총생산(GDP)에 미치는 영향이 가장 큰 나라는 미국, 한국, 싱가포르, 홍콩, 영국, 헝가리, 네덜란드, 캐나다 순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한국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90% 정도로 상대적으로 규모가 크고, 주가 하락에 따른 투자 충격과 심리적 충격을 상대적으로 크게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애덤 슬레이터와 멜라니 라마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를 통해 "전 세계 주가의 갑작스러운 조정은 세계 경제에 상당한 위협이 될 수 있다"며 "국가별로 금융자산의 구조와 규모에 따라 충격이 다를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선진국이 신흥국보다 타격이 더 크다"고 분석했다.

세계 주가가 15% 하락하면 2년 후 미국 GDP는 기존 전망치에서 1.4% 가량 더 낮아지고 영국은 1.2%, 캐나다는 0.9%, 네덜란드는 1%씩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의 감소율은 1.3% 가량으로 미국보다 낮으나 영국보다는 타격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또 전 세계 GDP는 주가가 15% 하락할 때 0.4∼0.7%씩 줄어들고 주가가 30% 떨어지면 1.1∼1.5%씩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MSCI 세계지수는 8월에 10% 가량 조정을 받았으며, 지난 5월 고점 이후 9월 말까지 16% 가량 떨어졌다. 현재는 낙폭을 크게 만회했지만, 여전히 5월 대비 6% 하락한 상태다.

슬레이터와 라마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주식시장의 매도세가 종료된 것인지 아니면 잠시 멈춘 것인지는 불분명하지만, 후자라면 역사적 기준에서 매우 심각한 슬럼프에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이들은 현 주식시장의 하락 폭이 1998년 러시아 위기 당시와 유사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주가 하락으로 GDP가 타격을 입는 것은 당장 주가 하락이 역 자산효과(negative wealth effects)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실제로 주가가 10% 떨어질 때 소비지출은 주요 7개국(G7)의 경우 0.4% 가량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신흥국은 이보다 영향이 적었다.

또 주가 하락에 따른 충격이 무역을 통해 거래 상대방으로 전이되는 2차 효과도 고려해야 하며, 주가 하락이 "심리적인 충격"으로 확대되는 경향도 보였다.

특히 한국은 가계의 주식 보유량이 GDP의 40%에 못 미치는 등 미국의 180%보다는 크게 작고 자산의 구조가 독일처럼 보수적이지만 심리적 충격에 따른 타격이 미국 다음으로 높다. 따라서 기업의 투자가 받는 충격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은 주가가 10% 하락할 때 투자가 1% 포인트 가량 줄어든다고 분석한 바 있다.

다만, 이들은 주가 하락의 영향을 상쇄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통화 완화책을 꼽았다.

더 완만한 주가 하락장에서 금리를 내릴 때 전 세계 성장률이 입을 충격은 약 40% 가량이 상쇄된다는 것이다. 일례로 주가가 15% 하락할 때 전 세계 GDP는 0.4% 줄어드는 데 그쳤다.

다만,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할 때에는 금리가 빠르게 '제로'로 떨어진다는 점에서 상쇄 효과는 이보다 줄어든다고 이들은 설명했다.

그는 또 한국이 선진국 궤도에 올랐으나 금융시장에서는 개발도상국과 선진국의 중간에 있어 금융 안정성이 상대적으로 높음에도 개도국의 위기가 커지면 위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는 부동산 등 비금융자산의 비중이 70% 이상이어서 금융자산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작지만, 주가 하락은 가계의 소비심리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주가가 가장 요동친 것은 리먼 브러더스 파산으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몰아친 2008년이다. 2008년 10월 코스피지수는 335포인트(23.13%) 급락해 역대 월간 하락폭 기준으로 사상 최고를 기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