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결국 의약품까지 관세…제약·바이오, 줄줄이 비상
2025-04-04 14:07:47 | 박재훈 기자 | pak1005@mediapen.com
트럼프, "의약품, 기존 관세와 별도로 가까운 미래 발표 예정"
국내 제약·바이오, 경쟁력 약화 우려…미국 기업 위탁 비중 확대
국내 제약·바이오, 경쟁력 약화 우려…미국 기업 위탁 비중 확대
[미디어펜=박재훈 기자]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부과 정책을 의약품에도 예고하면서 국내 제약 및 바이오 업계에도 피해가 우려된다. 앞선 발표에서 관세에 포함되지 않았으나 순차 적용을 예상했던 업계는 대응 시나리오 검토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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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연합뉴스 |
4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반도체와 의약품에도 빠른 시일 안에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이 날 뉴욕타임스 등 외신들의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로 가는 전용기에서 "반도체도 매우 조만간 관세부과가 시작될 것"이라며 "의약품 또한 관세를 통해 전에 볼 수 없던 수준으로 들어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의약품 분야를 살펴보고 있는데 기존 관세와는 별도의 범주로 가까운 미래에 발표할 예정이며 현재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
앞선 상호관세 대상에서는 의약품이 제외됐었으나 반도체와 함께 품목관세로 별도로 부과될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아직 구체적인 수치가 공개되지는 않았으나 이전 관세 부과 품목들과 마찬가지로 25% 수준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율의 관세가 부과될 경우 한국 의약품은 가격 상승으로 인해 미국 시장에서의 경쟁력 약화를 피할 수 없다. 특히 바이오시밀러와 제네릭 의약품 같이 가격 민감도가 높은 제품군의 타격이 우려된다.
미국은 글로벌 의약품 시장에서 약 40%를 차지할 만큼의 비중이 큰다. 국내 제약사들에도 대미 수출 비중이 커 큰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한국의 대미 의약품 수출액은 약 5조7264억 원으로 18%의 비중을 차지한다.
또한 우려되는 사항은 제조 비용 상승이다. 관세로 인해 비용이 상승할 경우 자연스레 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진다. 이로 인해 점유율 축소는 물론 수익성이 악화될 수도 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전 산업에 걸쳐 자국 내 생산을 유도하기 위해 관세를 도입하려는 기조를 보이고 있는데 제약업계에서도 현지 생산 기지 확보 압박이 커진 상황이다.
제약업계에서는 이에 대한 선제적인 대응으로 △현지 생산 확대 △수출 다변화 △기술 이전 및 협력 강화를 도모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은 미국 내 생산시설 건설을 검토 중이며 이미 FDA(식품의약국) 승인을 받은 상태다. 이는 공급망 안정성을 강화하고 관세 부담을 피하기 위한 전략이다. SK바이오팜은 관세의 부담이 덜한 원료의약품의 경우 국내 생산, 완제의약품 생산과 포장은 미국 기업에 위탁하는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현지 위탁생산(CMO) 업체와 협력해 완제의약품 생산을 진행하고 있으며 원료의약품 수출로 전환을 고려하고 있다. 또한 미국 판매 예정인 제품의 약 9개월분의 재고를 미리 미국으로 옮기면서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바이오시밀러를 미국에 수출하는 삼성바이오에피스도 이미 해외에서 여러 CMO 기업과 협력하고 있다. 이를 통해 관세 부과에 있어 전략 수정이 용이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서는 "정부와 업계와 긴밀히 소통하고 대응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정책분석팀을 통해 의약품 관세 관련 문제를 분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