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 고환율에 중·일 노선 확대에 '집중'
2025-04-04 14:42:48 | 김연지 기자 | helloyeon610@gmail.com
중·일 노선 128개로 확대…비자 완화에 인바운드 기대감↑
중국·일본, 유류할증료·체류비용 부담 적어 '가성비 여행지'
중국·일본, 유류할증료·체류비용 부담 적어 '가성비 여행지'
[미디어펜=김연지 기자]고환율과 고물가가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 항공사들이 중국과 일본 노선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반적인 해외여행 비용이 크게 늘어난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중·단거리 노선을 중심으로 여행객이 몰리고 있어서다.
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올해 하계 스케줄 기간 동안 국내 공항에서 운항하는 중국·일본 노선은 총 128개로 지난해(115개)보다 13개 늘었다.
고물가·고환율의 복합 부담 속에서도 여행 수요는 꾸준히 존재하는 만큼 항공사들은 단거리 노선을 중심으로 수익성 방어에 집중하고 있다. 에어프레미아를 제외한 10개 항공사가 중국 또는 일본 노선을 증편하거나 신규 취항하면서 해당 지역에 대한 집중도를 높이는 모습이다.
대한항공은 인천-푸저우 노선을 기존 주 3회에서 주 4회로 확대했다. 이를 포함해 대한항공은 올해 하계 기간 중국 노선에서 주당 195회를 운항할 예정으로 2019년 대비 약 90% 수준까지 회복했다. 일본 노선의 경우, 오는 18일 인천∼고베 노선에 신규 취항해 주 2회 운항을 시작한다.
![]() |
||
▲ 대한항공 항공기./사진=대한항공 제공 |
아시아나항공은 지난달 30일부터 중국 노선을 기존 대비 주 26회 늘려 총 18개 노선, 주 164회 운항 중이다. 운항을 중단했던 인천-청두, 인천-충칭 노선은 주 7회로 재개됐고, 인천-다롄 노선은 오전편에 더해 오후편을 3회 증편해 주 10회로 확대됐다.
인천-옌지 노선은 기존 주 5회에서 7회로 증편됐고, 이달 28일부터 1회를 추가해 주 8회로 늘어날 예정이다. 인천-창춘 노선은 주 4회에서 9회로, 인천-창사 노선은 주 4회에서 5회로 각각 운항을 확대했다.
LCC(저비용항공사)들도 노선 확대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제주발 홍콩, 마카오, 시안 노선을 재운항하는 한편, 인천-오사카 노선을 기존 주 22~27회에서 28회로, 인천∼마쓰야마 노선을 주 7회에서 14회로 증편했다.
진에어는 지난 3일부터 인천∼이시가키지마 노선에 주 5회 일정으로 단독 취항에 나섰다. 에어부산은 부산-옌지 노선을 주 3회에서 6회로, 장자제 노선을 주 4회에서 6회로 확대했다. 에어서울도 지난달 31일부터 인천발 요나고행 단독 노선을 주 3회에서 5회로 증편해 운항 중이다.
항공업계가 중국과 일본 노선에 주력하는 이유는 고환율 상황에서 여행 비용이 비교적 적게 드는 국가들이기 때문이다. 특히 중·단거리 노선은 장거리 대비 운영 리스크가 낮고, 회전율이 높아 수익 안정성을 기대할 수 있다. 최근 원화 약세로 달러 강세가 지속되며 미국이나 유럽 등 장거리 여행지는 항공권, 숙박, 식비 등 전반적인 비용 부담이 커졌다.
반면 중국과 일본은 물가가 상대적으로 낮고, 비행거리도 짧아 여행객의 체감 비용이 덜하다. 특히 단거리 노선인 만큼 유류할증료 부담도 적다. 유류할증료는 국제 유가 변동에 따라 항공사가 운임 외에 부과하는 비용으로 거리와 운항 시간에 비례해 커진다. 이 같은 특성 덕분에 중국·일본 노선은 고환율 시대 '가성비 노선'으로 주목받고 있다.
중국 정부의 한국인 대상 비자 면제 조치도 수요 회복을 뒷받침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중국이 비자 면제를 시행한 이후 올해 2월까지 4개월 간 중국을 방문한 한국인 여행객은 총 453만5044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37% 증가했다. 여기에 한국 정부도 올해 3분기 중 중국 단체관광객에 대한 한시적 비자 면제를 추진할 계획이어서 양국 간 인적 교류는 더욱 활성화될 전망이다.
항공업계는 이러한 흐름이 중국 노선의 탑승률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시에, 중국인 관광객의 방한 수요도 늘어날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인바운드 수요 확대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환율이 오르면 외화 부채에 대한 평가손실 위험이 커지고, 항공권 구매 시 가격 부담도 함께 늘어나 여행을 망설이는 고객이 늘어난다"며 "중국과 일본은 비교적 가격 안정성이 있는 여행지로, 하계 기간 동안 수요가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