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수요 많아"...K-전선, 미 상호관세 발표에도 '거뜬'
2025-04-04 14:37:55 | 김견희 기자 | peki@mediapen.com
에스컬레이션 적용으로 관세 영향 적어
북미 내 전력 수요 증가도 호재로 작용
북미 내 전력 수요 증가도 호재로 작용
[미디어펜=김견희 기자]미국 트럼프 정부가 한국에 상호관세 25% 부과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국내 전선 기업은 관세 영향에서 비교적 자유로울 전망이다. 전선의 주원재료인 구리는 품목별 관리 대상이라 상호관세에서 제외된 데다가 만약 품목별 관세 적용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에스컬레이션(원가연동형) 적용으로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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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전선 당진공장 전경 /사진=대한전선 제공 |
4일 업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한국 제품에 대한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반도체와 철강, 알루미늄, 구리 등 일부 관리 품목은 상호관세에서 제외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관세 발효 이전에 구리를 확보해 비축하려는 움직임이 늘면서 구리 가격도 요동치고 있다. 전날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구리 현물 가격은 톤 당 9510.5달러를 기록했다. 연초 8685.5 달러 대비 약 9.5% 증가한 수치다.
여기에 관세가 부과되면 구리 가격은 더욱 오를 수도 있다. 다만 구리 가격이 오르더라도 전선 기업은 구리 시세와 연동해 가격을 책정하는 에스컬레이션 조항을 넣어 거래를 하는 게 통상적이기에 실적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또 미국 내 전력망 교체 수요가 높은 점도 관세 리스크를 줄일 요인으로 꼽힌다. 미국도 시장 인공지능(AI) 열풍에 따라 전력망 안정화를 위해 초고압 케이블을 설치하거나 노후 케이블을 교체하는 등 인프라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미국 내 노후 전력망은 40%를 차지하고 있어 향후 교체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국내 양대 전선 기업 중 한 곳인 대한전선이 지난해 확보한 신규 수주 3조7000억 원 중 북미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7300억 원에 달한다.
또 미국 현지 인프라 구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점도 관세 영향을 덜 받는 데 일조할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관세 조건으로 미국 내 일자리 창출과 현지 생산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LS전선은 약 1조 원을 투자해 2027년까지 버지니아주에 미국 최대 규모의 해저케이블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대한전선도 미국 수주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현지 생산 시설 마련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내 생산 제품이 늘어날 수록 관세 고율에서 비교적 자유로워 높은 실적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내 전력망 인프라 교체와 더불어 AI 및 데이터 센터 수요의 급증으로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된다"며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전력 수요가 높아지는 상황이라, 전선 업계는 관세 영향을 비교적 적게 받을 것으로 관측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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