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남자 17세 이하(U-17) 축구대표팀이 아시안컵 첫 경기에서 인도네시아에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백기태 감독이 이끄는 한국 U-17 축구대표팀은 5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의 프린스 압둘라 알파이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아시아축구연맹(AFC) U-17 아시안컵'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0-1로 졌다. 

   
▲ 한국이 U-17 아시안컵 조별리그 1차전에서 인도네시아에 0-1로 패했다. /사진=AFC U-17 아시안컵 공식 홈페이지


한국은 한 골도 넣지 못한 채 후반 추가시간 인도네시아에게 페널티킥으로 결승골을 내주며 패했다.

한국은 오는 8일 새벽 2시 15분 킹 압둘라 스포츠 시티 홀 스타디움에서 아프가니스탄과 조별리그 C조 2차전을 치른다. C조에는 한국, 예멘, 아프가니스탄, 인도네시아가 속해 있다.

C조의 또다른 1차전에서는 예멘이 아프가니스탄을 2-0으로 눌렀다. 예멘이 조 1위, 인도네시아가 2위, 한국은 3위로 출발했다.

오는 20일까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진행되는 U-17 아시안컵에는 16개국이 참가했다. 4팀씩 4개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 뒤 각 조 1, 2위 8팀이 토너먼트에 진출해 우승을 다툰다. 이번 대회는 11월 카타르에서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U-17 월드컵 아시아 예선을 겸하며, 상위 8팀에게는 월드컵 본선 진출권이 주어진다. 

8강에 올라 월드컵 출전권을 확보하는 것이 1차 목표인 한국은 첫 경기에서 인도네시아에 일격을 당하며 상당히 불안한 출발을 했다.

백기태 감독은 4-3-3 포메이션을 꺼내들었다. 정희정(보물섬남해U18)이 최전방에 포진한 가운데 김지혁(성남FC U18)과 오하람(전남드래곤즈 U18)이 양 측면에 섰다. 중원에는 김예건(전북현대 U18)-박병찬(대전하나시티즌 U18)-진건영(안산FC U18)을 배치했다. 수비진은 김민찬(울산HD U18)-소윤우(충남아산FC U18)-구현빈-임예찬(이상 인천유나이티드 U18)으로 구축됐으며, 골문은 박도훈(대구FC U18)이 지켰다. 

   
▲ 인도네시아와 U-17 아시안컵 1차전에 선발 출전한 한국 대표선수들. /사진=대한축구협회


한국은 전반 시작과 동시에 오하람이 문전에서 슈팅을 때린 데 이어 전반 9분 정희정이 골문 앞까지 힘으로 밀고 나가는 돌파를 선보이는 등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3분 뒤에는 김예건이 페널티 아크 부근에서 시도한 왼발 슈팅이 크로스바를 강타하는 골대 불운을 겪었다.

우세한 경기 속 한국 수비진이 높은 위치까지 올라가 공격을 펼치던 중 뒷공간이 열리며 위험한 장면이 발생하기도 했다. 전반 14분 인도네시아의 피자툴라가 동료의 침투 패스를 받아 완벽한 1대1 기회를 잡았지만 골키퍼 박도훈이 빠르게 나와 슈팅까지는 허용하지 않았다.

위기도 잠시, 한국의 파상공세는 계속됐지만 골은 나오지 않았다. 전반 17분 오하람이 오른쪽 측면에서 시도한 왼발 슈팅은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고, 3분 뒤 김지혁의 발리 슈팅은 살짝 떴다. 전반 막바지에는 비록 오프사이드였으나 구현빈의 헤더마저 골대를 맞는 불운이 이어졌다. 

전반전에 한국은 총 10개의 슈팅을 시도했지만 득점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후반 들어서도 비슷한 양상이 전개되자 백기태 감독은 교체 카드로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후반 15분 오른쪽 측면 수비수 임예찬과 오른쪽 윙어 오하람 대신 류혜성(울산HD U18), 장우식(부천FC U18)이 투입되며 오른쪽 측면에 새로운 조합이 가동됐다. 이어 5분 뒤에는 정희정과 김지혁이 빠지고 정현웅(FC서울 U18), 김지성(수원삼성 U18)이 투입됐다.

김지성이 들어가 정교한 킥으로 공격 옵션을 제공하면서 한국의 공격은 활기를 띠었다. 후반 23분 김지성의 오른발 코너킥이 상대 수비에 굴절되며 옆 그물을 출렁였다. 이어진 코너킥에서는 혼전 상황이 한 차례 발생한 뒤 다시 볼을 잡은 김지성이 절묘한 크로스를 올렸다. 이를 상대 골키퍼가 제대로 쳐내지 못하자 장우식이 흐른 볼을 슛으로 마무리했지만 빗나갔다.

한국이 지독히도 골을 못 넣고 후반 정규시간 45분이 지났다. 무승부로 끝나는가 했으나 후반 추가시간 2분께 한국의 혼전에서 소윤우가 상대 슈팅을 막는 과정에서 핸드볼 반칙을 범했다.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키커로 나선 플로라스타의 슛을 골키퍼 박도훈이 일단 선방했지만, 흘러나온 볼을 플로라스타가 재차 밀어 넣었다.

한국이 막판 허용한 실점을 만회할 시간은 없었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