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멕시코 빠져 안심?”…배터리업계, 소재별 영향 ‘골머리’
2025-04-06 11:17:27 | 박재훈 기자 | pak1005@mediapen.com
주요 광물 채굴되는 국가별로 관세 상이해 변수 가능성↑
유럽으로 배터리 셀 수출하는 방안 대안으로 부상…EV시장에 적극적
유럽으로 배터리 셀 수출하는 방안 대안으로 부상…EV시장에 적극적
[미디어펜=박재훈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발발한 관세 정책에 있어 국내 배터리 업계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당장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관세가 철회됐으나 한국산 부품 관세, 특정 광물 관세 등에 따라 시나리오를 점검할 필요성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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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 전경./사진=LG에너지솔루션 |
6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지난 2월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캐나다와 멕시코 관세가 부과되지 않으면서 제조공장 타격을 최소화할 수 있게됐다.
앞서 양국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게 될 경우 배터리 제조에 필수적인 리튬과 니켈, 코발트 등 원자재 공급망에 영향이 가게 되는 상황이었다. 아울러 캐나다에 투자를 통해 현지 제조공장을 설립이 시너지가 아닌 패널티가 될 수 있었다.
다만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관세가 발표에서 빠졌음에도 여전히 관세에 대해 고려해야할 요소들이 잔재해있다.
우선 가장 큰 문제는 광물 공급망이다. 배터리 제조 중 미국에서 채굴되지 않는 광물의 경우 상호관세가 적용되지 않는다. 때문에 배터리 업체들은 광물이 채굴되는 국가와 종류에 따른 가격을 분석중이다.
또한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는 각각 이번 관세 정책 시행에 따라 재고물량 별로 피해가 상이할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같은 고율 관세로 인해 국내 배터리업계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타 산업들과 마찬가지로 미국 내 생산 체제의 중요성이 커졌다. 이미 미국 현지에 단독공장과 각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의 JV(합작공장)를 설립했지만 추가 투자 필요성이 커진 것이다.
이외에도 국내 생산 소재와 장비는 경쟁력이 양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국 내 현지 생산 배터리는 관세 영향을 받지 않지만 한국에서 생산된 배터리 소재와 장비는 관세가 부과되기 때문이다.
배터리 소재 수급에서도 공급망 개선의 필요성이 커졌다. 현재 양극재와 흑연 등 주요 원재료는 다수가 중국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다. 미국이 중국에 관세 34%를 부과한 만큼 다변화가 시급하다. 특히 흑연은 미국내 정제 및 가공 인프라가 부족해 대체 수입선 확보가 어렵다.
일각에서는 이런 공급망 다변화와 미국 내 추가 투자 등의 셈법에서 유럽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앞서 캐나다에 부과되는 관세 영향 최소화를 위해 캐나다에서 생산되는 배터리셀을 유럽 공장에 수출할 수 있는지 검토한다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유럽은 2035년까지 내연기관차 판매를 전면 금지하는 등 배터리의 전방산업인 전기차 시장 확대에 적극적이라는 점도 주효하다.
실제 삼성SDI는 최근 2조 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는데 이 중 3분의 1규모를 헝가리 괴드 공장에 추가 투자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관세 전쟁이 지속될 경우 미국과 유럽 모두 역내에서 전기차와 배터리를 조달하는 구조로 전환될 것"이며 "미국과 유럽에 대규모 공장을 미리 증설한 국내 배터리업계에게 단기적으로 부정적이나 중장기적으로 유리한 시장 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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