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그룹 재무개선에 '애경산업' 매물로…K뷰티 판도 바뀌나
2025-04-06 11:17:54 | 이다빈 기자 | dabin132@mediapen.com
AK홀딩스 총부채 4조원 수준, 그룹 재무구조 개선 시급
[미디어펜=이다빈 기자]애경그룹이 핵심 계열사인 애경산업을 매물로 내놓았다. 주요 계열사들의 실적 부진으로 인한 그룹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서다. 매각 추진이 본격화되면 뷰티업계 지각 변동이 생길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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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경산업 CI./사진=애경산업 제공 |
6일 업계에 따르면 애경그룹은 지주회사인 AK홀딩스와 애경자산관리 등이 보유한 애경산업 지분 약 63%를 처분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김상준 애경산업 대표이사는 지난 1일 서울 마포구 본사에서 직원들과 간담회를 열어 애경산업 매각을 검토 중이라는 사실을 밝히기도 했다고 전해진다.
애경그룹은 과거 1954년 비누, 세제 등을 만드는 '애경유지공업주식회사'를 모태로 성장했다. 애경산업은 1985년 4월 그룹에서 생활용품 사업 부문을 떼어내 설립된 회사로 지난해 매출 6791억 원과 영업이익 468억 원을 거뒀다. AK홀딩스를 중심으로 애경산업(생활용품·화장품), 애경케미칼(화학), 제주항공(항공), AK플라자(유통) 등 사업 계열사를 두고 있다.
이번 애경그룹의 애경산업 매각 검토는 그룹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조치라고 업게는 분석하고 있다. AK홀딩스는 총부채가 지난해 말 기준 4조 원 수준으로 부채비율은 328.7%에 이른다. AK플라자, 제주항공 등 계열사들이 위기를 맞을 때마다 대규모 자금을 지원하면서 부채가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애경그룹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비주력 사업도 정리 수순을 밟고 있다.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읍에 있는 골프장 중부CC 매각도 추진 중이다. 애경케미칼이 중부CC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애경산업의 실적을 보면 재무 상태가 크게 흔들리는 상황이 아니지만 성장성이 둔화되고 있다. 애경산업은 지난해 연결 기준 연간 매출액이 전년 대비 1.5% 증가한 6791억 원, 영업이익은 23.5% 감소한 474억 원을 기록했다.
국내 및 글로벌 사업 역량 확대를 위한 투자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한 반면 일본 등 비중국 국가에서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운영 채널을 다변화하며 매출이 성장했다.
사업별로 화장품사업의 연간 매출액은 2615억 원으로 전년 대비 4.1%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291억 원으로 20.0% 감소했다. 생활용품사업의 연간 매출액은 전년 수준인 4176억 원, 영업이익은 28.5% 감소한 183억 원을 달성했다.
이에 애경산업 매각 절차가 본격화되면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과 함께 업계 대형사 톱3 구도를 형성하고 있던 뷰티업계 판도에도 변화가 생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애경산업이 해외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만큼 새로운 주인의 후보로 국내 사모펀드(PEF)들이 거론되고 있다. IMM프라이빗에쿼티, JKL파트너스,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 한투파프라이빗에쿼티 등이 후보로 꼽힌다고 전해진다.
최근 해외 시장을 기반으로 중소, 중견 뷰티 브랜드의 약진이 두드러지면서 새로운 뷰티 기업이 이 자리를 차지하고 시장 점유율에 변동이 생길 가능성이 나온다. 실제로 에이피알의 경우 지난해 실적이 애경산업을 앞질렀다.
에이피알은 지난해 매출액 7228억 원, 영업이익 1227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 38.0%, 영업이익 17.7%가 증가한 수준이다. 특히 미국을 중심으로 한 해외 시장에서 높은 성장률이 돋보였다. K뷰티의 인기를 타고 미국 아마존 프라임 데이에서 큰 성공을 거뒀으며 블랙프라이데이 등의 연말 프로모션에서도 흥행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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