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육가공협회, WHO에 공식질의도 검토

[미디어펜=정단비 기자] 육가공업체들이 최근 세계보건기구(WHO)에서 햄, 소시지 등 가공육을 발암물질로 분류, 타격이 예상되면서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RAC)가 햄, 소시지, 베이컨 등 가공육을 석면이나 담배와 같은 발암 위험성이 큰 1군 발암물질로 분류해 파장이 일고 있다.KBS 뉴스화면 캡처.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RAC)는 햄, 소시지, 베이컨 등 가공육을 석면이나 담배와 같은 발암 위험성이 큰 1군 발암물질로 분류했다. WHO는 또한 매일 50g의 가공육을 먹을 경우 직장암에 걸릴 위험이 18%로 높아진다고 발표했다.
 
가공육을 발암물질로 분류했다는 발표가 난 직후인 27일 대형마트들의 매출을 살펴보면 10% 가량 감소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27일 이마트의 육가공(·소시지) 매출은 전주 대비 16.9% 감소했다. 롯데마트는 같은 날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교했을 때 소시지와 햄의 매출은 각각 18.4%, 16.3% 떨어져 육가공 매출이 평균 17.9% 가량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업계 관계자들은 매출감소가 있었던 것은 맞지만 하루 동안의 매출로 정확한 추이를 파악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소비자들 사이에서 불안감이 확산, 동요하려는 조짐을 보이면서 육가공업체들은 대응방안 마련에 시급해졌다.
 
육가공업체 관계자는 "이번 발표로 인해 소비자들에게 공포감을 조성하게 될 것 같아 우려된다""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내놓을 가이드라인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육가공업체 관계자는 "정확하게 어떠한 성분이 원인이 된다 등 구체적인 것을 제시해줘야 해당 성분을 빼거나 대체하는 등 대응방안을 마련할텐데 그런 내용이 없어 난감하다. 지금은 기업에서 할 수 있는 얘기도, 할 수 있는 것도 없다"고 답답함을 토로하며 "이번 사안은 개별 기업만의 문제가 아닌 만큼 육가공협회 등을 통해 공동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CJ제일제당, 롯데푸드, 동원F&B 등 국내 육가공업체들이 소속된 한국육가공협회는 가공육 발암물질 분류에 대한 검토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한국육가공협회는 발표 자료를 통해 단백질의 보고인 가공육과 붉은 고기의 순기능을 무시하고 1군의 석면이나 비소와 같이 동급으로 위험을 거론한다는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비교라고 지적했다. 더불어 한국육가공협회는 발표처럼 매일 50g을 섭취할 경우 연간 18.3kg이지만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연간 햄, 소시지 소비량은 4.4kg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한국육가공협회는 국내만의 문제가 아니므로 전 세계 협회들과도 접촉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진성 한국육가공협회 국장은 "얼마만큼을 먹는 것이 적당한지, 국가마다 먹는 양의 차이가 있는데 먹는 양이 많지 않은 우리나라 같은 경우 어떻게 볼 수 있는지 등 WHO에 공식적인 질의를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대응방안 마련을 위해 다각도로 보고 있으며 적극적으로 대처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전에도 가공육 암 유발 가능성은 간혹 얘기가 나왔었는데 어떠한 기준인지 등 이번에 정리가 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