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호관세 발효에 지수 또 하락 "신용융자 아직 안 줄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국내 증시 변동성이 급격히 커지면서 빚을 내 공격적으로 주식투자에 나선 개인 투자자들의 반대매매 가능성이 국내 증시 추가적인 리스크로 부각되고 있다. 특히 지난 7일 폭락장 이후 담보부족계좌가 하루 사이 400% 넘게 증가하는 등 강제매도 물량이 쏟아질 가능성이 예견되고 있다.

   
▲ 국내 증시 변동성이 급격히 커지면서 빚을 내 공격적으로 주식투자에 나선 개인 투자자들의 반대매매 가능성이 국내 증시 추가적인 리스크로 부각되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 또 다시 반대매매 공포감이 엄습하는 양상이다. 반대매매란 주식을 미수나 신용거래 등으로 매수한 상태에서 급격한 하락이 발생했을 때 증권사가 고객 동의 없이 임의로 해당 주식을 처분하는 것을 말한다. 

개인투자자가 증권사에 빌린 돈을 갚지 못했거나 신용거래 후 주가가 담보비율 밑으로 하락했을 경우 2거래일 내 담보 비율을 다시 맞춰야 하며, 맞추지 못할 경우 주식을 강제로 처분하는 반대매매가 시행된다. 특히 최근 같은 급락장에서 반대매매 출회는 저점을 더욱 더 아래로 낮추는 작용을 하며, 역설적으로 지수가 바닥을 찍는 분기점이 되기도 한다.

코스피와 코스닥이 5% 넘게 급락한 지난 7일의 경우 반대매매의 블랙홀이 될 수 있는 거래일이었다. 실제로 이날 이후 하루 사이에 담보부족계좌가 무려 400% 넘게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날 기준 주요 10개 증권사 중 9개 증권사(미래에셋‧한국투자‧NH투자‧삼성‧메리츠‧키움‧하나‧신한투자‧대신)의 지난 7일 기준 담보부족계좌 수는 5만 4500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일 바닥을 형성하는 것처럼 보였던 지수는 9일 오후인 현재 또 다시 가파른 하락세를 나타내며 시장 우려를 키우고 있다. 한국 시간으로 이날 오후로 예정됐던 미국의 상호관세가 협상의 여지 없이 발효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국은 25%, 중국은 무려 104%의 관세를 부담해야 하는 초미의 사태가 발생했다.

이날 오후 2시를 전후로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약 1.5%, 코스닥은 약 2.3% 하락하며 점점 더 낙폭을 키우고 있다. 이미 양 지수는 연초 대비 하락세로 전환했음은 물론, 코스피는 재작년인 2023년 10월 말에 형성한 전저점 수준까지 하락한 상태다. 

이러한 상황에선 불가피하게 추가적인 반대매매 물량이 쏟아질 가능성이 있다. 특히 증권사들이 물량을 던지는 장 초반 지수가 크게 흔들리며 시장의 혼란에 빠뜨릴 가능성이 있어 당분간 투자에 각별한 유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지수가 빠진 것에 비해선 신용거래융자가 그리 크게 감소하지 않았다”면서 “반대매매 리스크는 오히려 지금부터가 시작일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다른기사보기